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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살구 두알 오랫동안 살았던 우리집은 자취를 감추었고, 우리와 함꼐했던 감나무와 살구나무와 자두나무 그리고 대추나무들도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1여년 동안 우리집은 아직은 낯설다는 느낌이 우선인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마쳤다, 신축 조경으로 심어진 나무 몇그루 중 한그루는 곧바로 꽃을 피웠다. 메실꽃이라는 말에 사진을 찍었는데, 열매까지 맺혀 신기하게 느껴졌다. 여름날, 그 나무에 열린 첫 열매 두알은 주홍빛을 띤 살구였다. 분명 메실이라고 했는데...... 우리집에 있던 명품 살구나무가 다시 부활 한건가? 왠지모를 반가움과 기쁨에 잠시 가슴까지 먹먹해 지는 순간이었다. 매년 이른 봄날 하얗게 꽃을 피웠고 초여름날엔 살구를 수확해서 이읏들과 나누고 살구주와 효소를 담곤 했었던 기억, 탐스럽고 맛있는 살구였었다. 어느.. 더보기
사할린~~여행 5일 2016년 12월 17일 오전 아침 산책을 나섰다. 싸~하니 쾌청함을 느끼게 하는 공기가 코 끝을 쨍하게 했지만, 파란 하늘과 눈쌓여 미끌거리는 거리가 마냥 좋았다. 얼굴 맞대고 셀카 찍는다고 하하하, 우리를 따르는 긴 그림자를 찍겠다고 멈춰서서 호호호......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한 사할린 여행은 막을 내렸다. 자신감을 가지고 활발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러시아 사할린 교포 3세들, 외모는 한국인이었지만 그들은 진정 러시아인이었다. 그들의 할아버지대에 낯선 이국땅에 터를 잡고 열심히 살았고, 아버지대를 이어 성실히 잘 살아온 결과 사할린에서 어엿한 사업가들로 자리를 잡았다. 오히려 많은 러시아인들을 직원으로 부리며 살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의 삶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 되었다. 우.. 더보기
사할린 바다~~여행 3일(오전) 2016년 12월 15일 오전 기다리던 함박눈은 오지 않았지만 하얀 창밖 풍경이 그림처럼 예뻤다. '첫눈이 온다구요' 음악을 들으며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쳤다. 사할린 시내에서 자동차로 3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바다. 오호츠크해. 하얀 눈덮인 해변가로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사할린 겨울 바다는 바람이 잔잔했다. 아무도 없는 텅빈 조용한 바닷가에 우리들의 환호성만이 가득했다. 참 좋았다. 많이 행복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다같이 하늘을 향해 무거운 몸을 날렸다. "하하호호~~" 온갖 스트레스는 모두 날아가버린듯 얼굴엔 밝은 미소만 가득했다. 바다 주변의 큰 호수들은 모두 꽁꽁 얼어 있었고, 겨울철엔 교포 대부분이 얼음낚시를 즐긴다고 했다. 자작나무가 양쪽으로 즐비한 시원한 길을 달려 사할린 시내.. 더보기
겨울이 진행중~ 노랗던 은행잎이 조금씩 잎을 놓아 버리더니, 며칠사이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람에 일렁인다.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물러나고 겨울이 자리를 잡았다. 12월이 달리고 있다. 어느새 1년을 되돌아보고 정리 해야할 시간 앞에 서 있다. 참 많은 일들이 함께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내년에도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렵고 힘든 기억 속에서도 애써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을 먼저 생각해 본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말에 기대를 걸어보려고 한다. 무더위와 칼바람 매서운 추위도 견뎌내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있는 은행나무, 변함없는 우직함이 아름답게 와 닿았다. 늘 지금즈음에 가져보는 같은 마음, 열심히 살아왔던 오늘을 바탕으로 좀 더 활기차고 밝은 내일을 꿈꿔본다. 지금, 겨울이 진행중이다^^* 더보기
아듀~~우리집 여름의 끝자락...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바람결은 가을을 손짓하고 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시간, 우리집은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집이 철거되고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15여년을 살아왔던 우리집, 3년전에 작고하신 어머님의 꽃밭이 되었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청소년기를 보냈고, 피곤했던 삶에 건강한 사계절의 변화를 선물해 주었던 집이었는데..... 순식간에 추억이라는 기억속으로 자리를 잡아 버렸다. 긴 시간 정든만큼 허전함과 왠지모를 미안함에 울컥 했지만, 주변 염려의 시선과 무사한 공사 진행에 대한 염원으로 사소한 마음들은 접어 버렸다. 여유로운 모습이고 싶은데, 긴장감의 연속이고 만다. 사고없이 튼튼하고 멋진 건물로 재탄생 되기를, 오늘도 기도 드린다~♡ 더보기
통영 동피랑 마을 동피랑 마을은 통영의 대표적인 어시장인 중앙시장 뒤쪽 언덕에 있는 마을로,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과 강구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동피랑 마을, 그 담벼락엔 형형색색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구석구석까지 다닐 수는 없었지만, 재미있고 특이한 벽화를 감상하면서 걷는 색다른 분위기가 좋았다. 벽화 앞에서 포즈도 취하며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려오는 길에 들렸던 '마띠니끄'의 시원했던 아이스 커피, 친절했던 주인의 기억과 커피 리필 가능을 올라 갈 때 봤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ㅎㅎ 동피랑 마을에서 통영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서울로 출발했다~^^* 더보기
이사 가던 날 이사 가던 날, 계속되던 늦가을 날 비의 행진이 잠시 주춤했다. 멀리 바라 보이는 북악산, 담 아래로 정겨운 한옥들과 골목길, 늘 창 앞으로 보이던 옆집 기와 지붕과 그 사이로 쌓여있는 빨간 단풍잎들, 앙상한 가지에 달려있는 주홍 감들, 그리고 봄이면 하얗게 예쁜 꽃을 피우던 살구나무...... 2015년 11월 20일, 15여년의 시간을 함께했던 우리집을 떠났다. 그동안 살갑지 못한 나의 손길이었음에도, 참 많은 추억들과 곳곳에 정이 숨어 있었다. 가을 내내 쓸어냈던, 비에 젖은 나뭇잎더미 사이로 고개를 내민 노란 국화꽃이 애잔해 보였다. 내 마음처럼...... 다가오는 봄에는, 새로운 모습을 향해서 출발하리라~~♡ *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네요. 건강하고 행복한 12월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리마인드 수학여행 - 불국사 오랜 친구딸의 결혼식이 경주에서 있었다. 오후 5시 예식...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다녀 왔던곳, 40여년만에 친구들과 함께 리마인드 수학여행을 시작했다. 파아란 하늘과 온화한 날씨,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가로수를 달려 토함산 기슭에 있는 불국사에 도착했다. 신라 법흥왕때 창건하여 경덕왕때 김대성이 크게 중창하였다고 하는 우리의 귀중한 유적 불국사. 변함없이 우람하고 아름다운 멋을 풍기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보탑, 수리 중에 있는 석가탑(삼층석탑), 위로 올려다 본 서까래와 문살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옛 기운에서 받을 수 있는 깊은 힐링이 있었다. 친구들과 추억을 되새기며, 가을이 시나브로 깊어지고 있는 불국사 정취에 푹 빠졌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 더보기
출발~~여름여행 조금 이른듯한 여름 휴가. 7월의 태양은 뜨거웠지만,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주천산에 잠깐 들렀다가 영월 부모님 산소에 간단히 벌초를 마치고, 친지를 찾아 인사도 드렸다. 골목길을 돌아 결혼후 5년동안 살았던 옛집을 찾았다. 골목안 오래된 집들은 새로 지은 곳도 있었고, 우리가 살았던 옛집은 새주인이 잘 가꾸며 살고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오래된 목련나무, 우리가 심었던 과실수는 볼 수 없었지만..... 이곳에 살았던 5년동안 두아이가 태어났다. 큰아이도 세발 자전거를 타던 기억이 어슴프레 난다며, 오랜 기억속으로 잠기는듯 했다. 멀리 봉래산은 변함없이 묵묵히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남편이 어렵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추억어린 곳으로 이동. 여름인데도 연탄재가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 더보기
살구수확 여름을 달콤하게 하는 우리집 살구, 올해 살구 수확은 많지는 않았다.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살구맛은 최고로 좋았다. 나무에 노랗게 오래두고 보고 싶었지만, 하나 둘 떨어지면서 상처가 생겨 모두 따기로 했고, 적은 양이었지만 주변 이웃들과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우리집 향긋한 살구향의 추억은 아마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