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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사는 이야기

추억 ~~ 라면

 

 

라면,

1963년 어려웠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끼니를 생각하며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왔고 그 때가격은 10원이었다.

그 후 혼, 분식 장려등에 힘입으며 라면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라면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먹거리인것 같다.

 

1970년대 초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쯤으로 기억된다.

서민 먹거리로 출발을 했다고 하지만 우리집은 라면을 쌓아놓고 먹을만한 여력이 없었던것 같다. 

찬바람이 불던 어느 가을날,

추위에 떨며 학교에서 돌아와 라면 하나를 삶아 먹겠다고 어머니를 졸랐다.

어렵게 라면 하나를 사 와서 직접 끓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타고 있었던 연탄 아궁이에  냄비를 올려놓고 콧노래를 불러가며 라면이 끓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작고 둥그런 알루미늄 상에다 라면 냄비를 올려놓고 방으로 들어 오려는 순간,

높은 문지방에 걸려 그대로 상을 엎지르고 말았다.

참담한 상항에 나는 그만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엉망으로 어지럽혀진 주변보다

바로 먹을 수 있었던 라면이 눈 앞에서 사라진 억울함이 더 서러웠던것 같았다.

어머니는 조용히 쏟아진 라면을 주워 담고 주변 정리를 했다.

그리고 라면을 물로 씻어서 간장으로 양념을 해 주었다.

나는 퉁퉁 불은 그 라면을 눈물과 함께 모두 먹었다.

검은 연탄이 타서 피어 올라야  불을 사용할 수 있었던 그 순간,

금방 다시 끓여 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어린 딸의 모습이 안스러웠던가 보다.

다음날 아버지 월급날이 멀었는데도 라면 한박스가 찬장 위에 놓여 있었다.

오빠, 언니는 생라면을 하나씩 가방에 넣고 학교로 갔고,

그렇게 라면 한박스는 삼일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없어져 버렸다.

 

그 시절 정말 맛 있었던 라면,

지금은 갖가지 좋은 재료와 다양한 라면의 홍수 시대에 살게 되었지만,

그 때 그 맛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어머니도 안 계신다.

 

이젠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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