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정리도 하지 못한 가을.
갑자기 밀어닥친 한파는 삼한사온이라는 오랜 기온의 습성을 무시하듯,
일주일이 다하는 시간을 추위로 묶어놓고 있다.
갑자기 기준점을 잃어버린듯,
가을의 끝자락에서 서성이듯 애타던 마음이 그대로 얼어 붙었다.
지금쯤에서,
삶이 내게 주는 의미는
내가 살면서 움직여 온 발자욱들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길은 어떻게 걸어가야 후회가 없는 건지
되돌아봐야 할 시간인데......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여 가면서,
자꾸 떨어져 나가는 자신감.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고개 위에서,
작고 소박했던 꿈들은 부셔져 가고 있다는 상실감.
그리고 모두가 내 곁을 떠나가고 있다는 외로움......
가을의 아픈 그림자들은 모두 털어낸다.
보내기 싫었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움도 추억으로 정리한다.
그렇게 2014년 가을의 정리를 마친다.
얼굴에 차갑게 부딪히는 신선한 겨울바람.
겨울을 온전히 받아 들인다.
씩씩하고 예쁘게 만나고 싶다.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의 작은 평화로움에 감사하며......
* 12월의 첫 주말입니다.
건강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