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 02:40

 

 

지난해 7월부터 서울의 한 빌라에서 2년 계약 전세살이를 시작한 A씨. 결혼하게 돼 내년 3월 신혼집을 구해 이사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사는 집주인으로부터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 복비(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내고 나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씨의 이사예정일이 계약 기간 만료로부터 4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에 계약해지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이야기죠. A씨가 부담하는 게 맞을까요?

 

#법적 책임 vs. 보증금 사수

 

일단 법적으로 A씨가 복비를 낼 의무는 없다. 중개보수는 ‘중개의뢰인’이 지불하는 금액(공인중개사법 제32조)인데, 중개의뢰인이란 집주인(임대인)과 새로 계약을 맺는 세입자(임차인) 두 사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이사를 ‘나가는’ 입장인 A씨는 중개의뢰인이 아니니 중개보수를 지불할 의무는 없다. 2009년 국토해양부 의뢰로 법제처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중개업자에게 새로운 임대차 계약에 대한 중개를 의뢰하는 경우, 그 임차인은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중개의뢰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령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현실에선 변수가 많다. 가장 큰 변수는 보증금이다. 계약 기간 2년을 채우지 않고 A씨가 계약해지를 요구할 경우, 집주인도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법적 근거는 없지만, 통상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계약만료 전 해지에 대한 위약금 차원으로 전 임차인이 중개수수료를 부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계약만료 직전 이사는?…기간·위치 고려해 쌍방합의

 

계약만료까지 1~2개월밖에 남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통상 이사예정일과 계약만료일이 3개월 이내 차이일 때는 집주인(임대인)이 중개수수료를 내는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거의 다 돼 집을 내놨는데, 생각보다 빨리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계약 기간 종료까지 1~2개월 남아도 통상적으로 임대인이 복비를 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법적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남은 계약 기간, 매물의 위치 및 가격, 주거형태 등에 따라 집주인과 세입자 간 중개수수료 부담 비율에 대해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애초에 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약 사항으로 ‘계약 기간 만료 전 계약해지 시 중개수수료는 임대인(혹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등의 내용을 명시하는 방법도 있다.

 

 

#묵시적 갱신 상태일 땐 ‘3개월’만 기억하라

 

만약 계약이 만료된 후, 집주인과 세입자가 모두 계약 갱신이나 거절 등 별다른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사는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 상태가 된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6개월~1개월 전 동안 갱신거절이나 계약조건 변경 후 갱신 등의 통지를 하지 않고, 세입자도 계약 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그런 통지를 하지 않았을 경우 묵시적 갱신이 성립한다. 묵시적 갱신 상태에선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이 경우 별도로 특약사항이 없다면 중개수수료는 집주인이 내야 한다. 단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 세입자가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3개월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주의하자. 3개월 동안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묵시적 갱신 상태일 때도 최소 이사 3개월 전에는 통보를 해야 보증금을 돌려받은 뒤 이사를 할 수 있다.(2020년 12월 12일 중앙일보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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