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지금 검색 중
김명린
겨울 동안 바람을 키우던 나뭇가지가
추위 가득한 새순을 틔웠다
계절의 문을 여는 나무들
봄이 점점 자란 손바닥 모양의 잎들은
밤이면 별들을 클릭한다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목동자리
시력이 닿는 곳까지 나가
몇 개의 신생 별자리를 데리고 온 아침
반짝거리는 햇살을 부려 놓는다
깊은 어둠을 더듬던 가지가 가장 밝은 아침을 맞는다
긴 수로를 헤쳐 온 가지의 끝은
작은 풍력만 닿아도 밑동까지 햇살을 실어 나른다
하룻밤의 어둠이 빠져나간 자리로
굵어진 더위를 내려보며
날짜들을 우수수 털어 내는
바람의 모퉁이에
새들의 블로그가 만들어져 있다
바람 잔잔한 날
별자리 사이를 굴러다니며 잠들어 있는 이파리들
자면서도 물을 따는 손들이 있어 떫은 열매들이 자란다
바람의 길을 탐지하는 어린 가지들
지금도 허공을 검색 중이다
* 완연한 봄을 느끼기 전
마치 계절이 실종된것 같은 지금.
차가운 바람결 사이로
분주히 물이 오르는 나무들.
차가웠던 겨울의 기억을 털어내며
조금씩 조금씩 따뜻한 기운을 부르고 있다.
머지않아 찬란하게 피어날 봄의 향연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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