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재테크 新투자전략 "부동산에 돈 묶이느니 초단기채권 베팅"…발빠른 투자 `토끼족`

 

 

 

 

 

펀드 평균가입기간 23개월"3년 수익률 의미 없어요"

만기 7개월 신탁상품부터 10일짜리 전단채 잘 팔려

월세 수백만원 내더라도 아파트보다 주식투자 선호

 

 

  "좋은 펀드를 사서 장기 보유하라는 건 교과서에나 나오는 얘기죠. 고객들에게 3년 수익률표를 보여주면 3개월 수익률은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 증권사 초대형 복합금융점포에서 펀드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정윤아 PB(가명)"최근 재테크 트렌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이 속도"라고 단언했다. PB는 지난 1년간 큰 교훈을 얻었다. 만기와 리스크가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 속도감 있게 수익을 내는 걸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더라는 것. 그는 "금융지식이 많고 적음을 떠나 단기 수익률을 중시하는 풍토"라며 "심지어 금융권에서 일하는 고객들한테 만기 1년짜리 상품을 추천했더니 내년 일을 어떻게 아느냐며 고개를 흔들더라"고 말했다. 3R 재테크에서 두 번째로 꼽히는 이들은 속도감 있는 투자로 재테크시장 파고를 넘는 `래빗(Rabbit)` 재테크족이다. 장기 투자를 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함께 수수료 등 비용 절감 효과가 따라온다. 그러나 래빗족은 이런 원칙은 무시하고 속도에 집중한다. 비용을 아끼느라 돈이 묶이느니 차라리 수수료를 더 내고 더 많은 수익을 내면 된다는 쪽이다. 그만큼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내한다는 얘기다.

 

 

  매일경제가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자료를 입수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펀드(임의식) 보유 기간은 평균 23.2개월로 나타났다. 2015년만 해도 29.9개월이었는데 불과 2년 새 6.7개월이나 줄어든 셈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적립식 펀드 평균 투자 기간은 31.5개월로 2015(34.4개월) 대비 석 달가량 줄었다. 거치식은 지난해 26.4개월을 기록해 2015(32.9개월) 대비 6.5개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정해진 금액을 납입해야 하지만 임의식 펀드는 최초로 목돈을 납입한 이후에 추가적으로 자유롭게 납입하는 방식이어서 더 빠른 해지가 가능하다. 상당수 래빗족이 임의식 펀드를 선호하는 것도 장기 투자를 통해 주식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평균비용(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누리기보다 임의식 투자를 통해 주가 차익 실현 기회를 좀 더 빠르게 거두려는 성향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인기 금융상품 중에는 만기 3년짜리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3년 만기 주가연계증권(ELS)조차 중간에 어떻게든 수익이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신탁상품들도 7개월이나 9개월 등 1년이 채 안되는 만기 상품이 팔려나가고 펀드시장에서 초단기채권이 인기를 누리는 분위기다. 최근 키움증권은 투자 기간이 10일 이하인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비용을 치르더라도 짧게 수익을 확정하고 싶은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주식 투자 자금만 수백억 원대인 `슈퍼개미` 박 모씨는 부동산 투자를 거부한다. 요즘처럼 자고 나면 강남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장세에도 부동산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부동산은 금융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돈이 묶이는 건 참을 수 없다"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 집값·땅값이 상승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그의 재테크 취향에 맞지 않는다. 박씨는 최근 투자자문사 도움을 받아 주식과 메자닌 등에 투자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비상장 주식에도 관심이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나 KOTC 등을 통해 비상장 주식도 빠른 거래가 가능하다. 최소 수십억 원을 보유한 슈퍼개미 김 모씨는 부동산을 접고 주식으로 갈아탄 경우다. 과거에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관련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주식 위주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률이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부동산 투자를 하더라도 개발 단계에 투자를 하는 식으로 빨리 수익을 내고 나와야지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여의도 전업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동산 보유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월세 300만원짜리 오피스텔에 세 들어 살더라도 수익만 내면 되지, 굳이 부동산을 소유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수백억 원대 자산을 굴리는 전직 펀드매니저 출신 이 모씨(42)"여의도 전·월세 전환율이 기껏해야 연 7%를 넘지 않는다""월세를 매달 300만원씩 낸다 하더라도 그만큼 아낀 전세금 5억원을 주식으로 굴리면 전·월세 전환율보다 높은 연 수십 %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이 있더라도 빨리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하지 고수익을 노리며 장기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게 이씨 같은 래빗족 주장이다.(201894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