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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양도세 변경 적용해보니, 비사업용 토지 내년 매각땐

장기특별공제 혜택 못받고, 대폭 상향된 중과세 적용

토지 소유주들 불만 거셀듯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달라지는 토지 양도소득세제를 적용해 본 결과 세금이 대폭 늘어나 `과세 폭탄`이 현실로 나타났다. 투기 근절 대책은 실제 투기꾼들만 영향을 받도록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지만 선거를 앞둔 정부와 여당이 성급하게 대책을 발표하면서 결과적으로 전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아세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해 토지에 대한 양도세를 모의 계산한 결과 20년 전 5억원에 취득한 비사업용 토지를 내년에 10억원에 매각하면 총 납부세액이 올해와 비교해 두 배로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 5억원에 상속받은 비사업용 토지를 올해 10억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차익 5억원에 대해 최대 30%가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1억5000만원과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하고 과세표준 3억4750만원이 나온다. 여기에 현행 양도세율 중과세율인 10%포인트를 일반세율에 가산하면 1억4835만원의 양도세가 산출된다. 지방소득세(10%) 1483만원을 합한 총 납부세액은 1억6318만원이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매각 시점을 내년으로 옮기면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미적용으로 기본공제 250만원만 적용돼 과세표준이 4억9750만원으로 급상승한다. 여기에 양도세 중과세율이 20%포인트로 높아져 산출세액은 2억7310만원이 되고, 지방세 2731만원까지 총 3억41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세금이 두 배로 뛰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기존 토지 소유주들에게 주어졌던 양도세 중과 축소나 감면 혜택이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신도시 토지 소유주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투기적 거래의 기대수익 축소를 목적으로 내년부터 개인 및 법인의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현행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인상하고 과세표준의 최대 30%를 공제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배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택지개발 사업, 토지구획 정리사업 등 공익사업에 따른 토지 양도 시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2년 이전에 취득한 비사업용 토지를 사업용 토지로 간주해 중과세를 면제해 줬는데, 이를 사업인정고시일 5년 이전으로 요건을 강화했다. 즉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5년 전에 산 토지라도 양도 시점에 비사업용 토지라면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또한 법령 시행 후 신규로 취득한 토지가 양도 시점에 비사업용 토지일 경우 취득 시기와 관계없이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토지 수용 시 혜택을 주는 양도세 감면도 받을 수 없도록 하기로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토지 거래에 대해 일괄적으로 투기 대책을 적용하게 되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토지 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실제 필요에 의해 토지를 산 사람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5년이 안 돼 되팔 수도 있는 것인데, 법령상으로는 투기꾼이 되는 것"이라며 "투기를 잡기 위한 대책은 타깃을 정밀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지 못해서 전 국민이 투기 대책의 영향권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대책은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모든 거래에 투기 대책을 적용하기보다 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 지역을 지정해 투기 세력을 차단하도록 그 안에서만 중과세율 등을 적용한다든지 대책을 더욱 정교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번 대책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전방위적 투기 대책을 쏟아냈지만 선거 이후에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2021년 3월 31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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