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PEII(폼페이)
로버트 해리스
이탈리아 네아폴리스 만 일대의 아홉 도시,
25만 인구에 물을 공급하는
아우구스타 수도교의 책임자로 아틸리우스가 부임하고
주변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위기를 실감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베수비우스 산에서 화산 폭발하기 이틀전부터 화산 폭발과
다음날까지 4일동안을 시간에 따라 서술했다.
확고한 직업의식과 직업윤리를 지닌
소시민의 전형 수도교의 책임자인 아틸리우스,
호기를 노려 부정한 수단으로 돈을 모은 다음
자신의 노예 시절을 보상받기 위해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지배자가 되어가는 졸부의 전형 암플리아투스,
그러한 아버지를 증오하며 사랑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여전사의 전형 코렐리아,
자신이 해방시킨 노예의 꼭두각시가 되어
명예와 권력을 위해서라면 굴욕적인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비굴한 관리의 전형 포피디우스,
해박한 지식과 지칠 줄 모르는 탐구 의지를 지녔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비대해진 몸과
악화된 건강 때문에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플리니우스...
이들은 내일로 닥쳐 올 엄청난 재앙을 파악하지 못하고
귀족이라는 부와 명예, 탐욕과 이기로 세상을 주물렀다.
이것은 돈과 권력으로 모양짓는
우리 현대사회의 일면을 보는듯 했고,
이렇게 이미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함께 시작 되었던
권모술수의 끝은 어디쯤일까 가늠도 해 보았지만,
절망만이 아닌 공정함과 순수함이 곧 희망으로
다시 꽃피어 날 수 있다는 긍정도 주인공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고대 도시 폼페이는
비옥한 토양과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당시 로마 귀족들의 해변 휴양지로 애용되었으며,
약 2천여 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문화적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문명의 발전은 언제나 부작용을 낳는 법이고
자연이 암시하는 화산 폭발의 전조들을 무시하던 그들이
받아 들여야 할 결과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큰 벌이었다.
이 책에서 플리니우스가 말했다.
"'문명화'라는 것은 결국 인간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전쟁이다"
현대 문명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무분별한 개척과 과도한 과학 발달의 이면에서
나타나는 많은 무리수들을 신중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아바타', '파피욘'등에서도 느꼈던
우리가 누렸던 문명뒤에 다가올 피해들을
머지않은 날 우리가 경험하지는 않을까 염려해 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 사랑하는 후손들에게도......
곧 화산 폭발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며 조바심을 내고 읽으니
긴박감때문에 두꺼운 책장이 빨리 넘겨졌다.
오래전 '폼페이 유물전'에서 봤던 장면들과
얼마전 TV로 봤던 인도네시아의 화산 폭발 밀착 취재 장면들이
새로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줘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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