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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원성 키우는 정부규제, "세입자 전세 갱신권이 우선“

국토부 해석에 집주인들 `멘붕`, 실거주 희망 매수인도 아우성

 

 

정부가 7월 말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전격 시행한 가운데 주택 매도 사유로는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해석하면서 집주인들이 `멘붕` 상태다. 집주인 입장에선 결국 전세를 내준 집을 팔려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자를 찾아 팔아야 하는데, 이는 "갭투자를 하지 말라"는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과 어긋나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법무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주택임대차법 해설서`에는 임대인의 주택 매도 사유로 인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거절 가능 여부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현장에서 관심이 많은 사안인 만큼 매일경제는 국토부 추가 취재를 통해 해당 내용을 기사화했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담당자는 "매도는 계약갱신 거절 사유가 안 된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기간에는 임대인의 매도 행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결국 해당 기간에 임대인이 집을 팔려면 실거주가 아닌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해석이 알려지자 매도 계약을 체결했거나 진행 중인 집주인이나 실거주를 원하는 매수인들은 매우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정책이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임대인 S씨는 "전세를 준 주택을 매도하고 싶어도 세입자 때문에 상당 기간 처분하기 힘든 것은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면서 "적어도 전세 만기 2개월 전에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와 계약한 경우 거부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현실적이고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거주를 희망하는 주택 매수자 J씨는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한 자에게도 실거주를 못하게 한다면 정부가 투기 목적 갭투자를 지양하라면서 갭투자를 조장하게 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최근 임대차 3법 시행을 전후해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매물 자체를 찾기 힘들어지면서 기존 임차 주택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심을 모았던 임대차법 해설서에도 국토부가 명확한 해석을 담지 않으면서 현장에선 임대인과 매수 희망자, 임차인 간 갈등과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모순적인 규제에 시장이 대혼란에 휩싸인 사례는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도 나타났다. 정부는 다주택자 주택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달 세법을 개정해 내년 6월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최고 72%까지 높였다. 하지만 앞서 6월 말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은 내년 6월 말까지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태여서 해당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려고 해도 팔지 못하고 꼼짝없이 양도세 폭탄을 맞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4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공공재건축에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면서도 서울 지역 재건축을 가로막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전혀 풀지 않았다. 공급대책을 관할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재건축 개발이익의 최대 90%를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경고해 정부가 정말로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토부와 법무부는 오는 10일까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 산정 시 기준금리에 더하는 이율을 현 3.5%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또 임차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는 집주인에게 집을 비워준 이후 해당 주택의 임대차 정보(전입신고·확정일자) 현황을 열람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담았다.(2020년 9월 2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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