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시총상위 위주로 나흘간 1조2900억 사자
프랑스대선 불확실성 해소…美·유럽증시는 안도랠리
국내기업 실적전망 `굿` 북핵·美금리인상은 변수
역대 최고치에 32P 남아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사상 최고치도 돌파하면서 박스피(박스권에 있는 코스피)를 탈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가 기준 코스피 역대 최고치는 2011년 5월 2일 기록한 2228.96이다. 25일 종가에서 지수가 1.5%(32포인트)만 올라도 사상 최고치를 넘는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가 발목을 잡을 북한 리스크가 단기간에 불거지지 않는 한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대치를 찍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4월 들어 수그러들었던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박스피 탈출 일등 공신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순매도 기조 우위를 보여왔던 외국인은 이날까지 나흘 연속 매수랠리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20일 7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21일 순매수 규모를 2425억원으로 늘렸다. 24일에는 33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역시 64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누적 기준으로 나흘간 사들인 주식 규모가 1조2916억원에 달한다. 시간이 갈수록 순매수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단기 베팅을 노리고 매수에 나선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결선 투표를 앞둔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 성향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며 글로벌 증시 전역에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박스피 탈출을 번번이 가로막던 글로벌 리스크가 상당 부분 사라졌다. 이미 글로벌 전역에서 증시가 대세 상승 기조로 접어들고 있다.
코스피도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25.46포인트(1.08%) 오른 2374.15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3.30포인트(1.25%)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5983.82)를 찍었다. 24일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4.14%나 상승하며 9년래 최고치인 5268.85에 종가를 마감했다. 독일·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 증시에서 '안도 랠리'가 나오면서 그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프랑스발 정치 불확실성으로 조정받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안도하는 게 느껴진다"며 "한국 증시 외국인 대량 매수는 전망을 긍정적으로 점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상장사가 1분기 실적 랠리를 펼치는 점도 코스피 상승의 배경 중 하나다.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은 42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기초체력이 탄탄한 셈이다.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 기록을 썼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대우건설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던 상당수 업종에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실적 개선이 최근 부각된 북한발 지정학적 위기를 상쇄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매우 좋아 미국 금리 인상 악재도 이미 극복할 만한 변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7%로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작년 12월 제시한 2.4%에서 2.6%로 상향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1월 제시한 2.5%에 비해 0.1%포인트 올렸다.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상장사 실적 향상에 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오르는 '3박자' 효과가 나오고 있다. 불붙은 외국인 매수세는 3박자가 같은 시기에 절묘하게 맞아 돌아간 덕분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IT, 철강, 석유화학, 금융 업종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휘발성이 강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포인트 넘게 오른 것은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에 기댄 바 크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일 대비 3.54% 급등하며 주당 213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13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자업종과 함께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자동차 업종의 1분기 예상 실적이 부진한 점도 변수다.(2017년 4월 25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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