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IT기업이 상승장 이끌어…외인 5일간 1.6조 순매수
애플·페북 등 美 IT 5형제 나스닥 첫 6000 돌파 견인
대차잔액 70조까지 늘어…공매도 가능성은 악재
한국 코스피가 6년 만에 2200선을 뚫었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에 마감했다.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지금 코스피는 내친김에 3000 고지까지 바로 달려갈 수 있는 대세 상승장 초입에 놓인 것일까. 아니면 2011년 5월 2일 기록한 역대 최고 종가 2228.96을 눈앞에 두고 한두 번의 매수·매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국면으로 흘러갈까.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 의견은 '대세 상승'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이라고 특별히 소외될 국면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증권업계는 최근 코스피 상승랠리의 원동력으로 '정보기술(IT) 주도의 탄탄한 실적'과 '안정적인 외국인 수급' '선진국 주식시장 호황'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특히 미국과 한국 모두 IT기업발 호황 국면이 펼쳐지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46년 관록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2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한 것 역시 '테크기업'주가 질주한 덕분이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1.67포인트(0.70%) 상승한 6025.49로 마감해 2000년 3월 5000 고지를 밟은 이후 무려 17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시장조사업체인 비리니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올해 나스닥지수 상승률의 40%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등 5개 대형 기술주가 견인했다. 나스닥지수 시가총액 1~5위를 차지하는 5개 기술주가 주가를 견인하자 지수 급등 국면이 펼쳐진 것이다.
한국 코스피도 비슷한 상황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질주하며 지수 전체를 끌고 나가는 국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 호황 국면 덕에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나란히 큰 폭으로 뛰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0.23% 오른 주당 214만원에 마감하며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일 대비 2.48% 상승하며 주당 5만3700원에 마감했다. 1년 전 주당 2만5000원 선이었던 주가가 2배가 됐다. 4차 산업혁명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이어 나온 실적이 오른 주가를 정당화하는 선순환 국면이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이 붙은 IT가 주도하는 강세장이 이제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당장 매출이 느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IT기업 주가가 뜨면서 지수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들어 한국 주식을 내다 팔다가 다시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 수급 역시 기대감을 더한다. 외국인은 지난 25일 하루 동안 최근 두 달 만에 최대치인 6516억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은 데 이어 26일도 2881억원어치 주식 순매수에 나섰다. 5거래일 동안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한국 주식을 매수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다시 베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주가지수가 다 오르는 추세에서 한국 증시에 추가로 돈을 더 넣은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주가가 가파른 랠리를 펼치는 나스닥 등 여타 시장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중장기 관점에서 돈을 태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24일(현지시간) 급등했던 유럽 주가 역시 25일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영국 FTSE 100은 전일 대비 0.15% 오른 7275.64에, 독일 DAX 30은 0.10% 오른 1만2467.04에 마감했다. 하나 우려스러운 대목은 급격히 늘어나는 대차잔액이다. 25일 기준 코스피 대차잔액은 70조1388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대차잔액은 남의 주식을 빌려 팔아 주가가 하락한 후 되갚는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2017년 4월 26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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