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아침
신경림
잘 잤느냐고
오늘따라 눈발이 차다고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거냐고
늙은 나무는 늙은 나무들끼리
버려진 사람들은 버려진 사람들끼리
기침을 하면서 눈을 털면서
북촌 정독 도서관 담벼락에서 만났던 시.
회색 무거움 속에서
반짝이는 빛을 만난것처럼 반가웠다.
그냥 흘러가듯 걸어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잠시 마음을 비우니 편안함마져 들었다.
작가 김학량이 <그대에게 가는 길>이란 작업으로
정독 도서관 담장을 따라서 일곱군데 싯구를 새겼다고 한다.
누군가의 노력이 정체되어 있던 마음들에 기쁨이 되고
때로는 희망이 되어서 멀리멀리 퍼져 나가게 되는 것이리라.
계속 시를 따라 가는 길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돌아서니,
유관순을 비롯한 여러 벽화가 죽 골목길 담장으로 이어져 있어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좀 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다시 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른아침의 북촌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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