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상속세를 낸 이는 6천500명 정도다. 평균 18억6천700만원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이들이 낸 세금은 평균 3억3천600만원. 18억원이 넘는 '거액'의 불로소득을 올렸지만 20%도 채 안 되는 금액만 세금으로 낸 셈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5년 가구의 평균 소득은 4천883만원이었다. 평균적인 가구가 38년 이상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할 돈을 아무런 노력 없이 손에 쥐게 됐지만 세금은 얼마 내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세법이 각종 공제제도를 통해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실제 상속세를 낸 이들의 1인당 상속금액은 18억원대였지만 세금을 내는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은 9억3천100만원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현행 우리나라 상속 세제 하에서 자식이 부모로부터 5억원을 물려받아도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상속세의 일괄공제 제도 때문이다. 각종 다른 공제를 감안하면 10억원 이상 상속을 받아야 겨우 세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2015년 피상속인 29만1천274명 중 실제 상속세를 낸 이는 2.2% 수준인 6천500명에 그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에 따르면 2011∼2015년 상속세 상위 10% 구간 3천233명이 물려받은 전체 상속재산은 무려 26조4천100억원으로 결정세액은 5조7천900원, 실효세율은 21.9%로 나타났다. 1인당 무려 81억원이 넘는 돈을 상속받아 18억원 가량만 세금으로 납부한 셈이다. 증여 역시 마찬가지다. 현행 증여 세제 하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는 5천만원을 아무런 대가 없이 주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세통계연보를 토대로 분석한 데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당 증여가액은 2억9천400만원, 과세표준은 2억4천900만원, 평균 산출세액은 7천900만원이었다. 역시 평균 가계의 4년 치 소득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주고받으면서도 4분의 1가량만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불로소득이 있는 상속인의 2%, 증여자의 절반가량만 세금을 납부하는 데다 이마저도 부담이 크지 않아 소득재분배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부자증세'를 내건 만큼 이러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 상속이 이뤄진 지 6개월 이내, 증여받은 지 3개월 이내에 자진 신고하면 내야 할 세금의 7%를 깎아준다. 상속·증여 시 자진 신고를 유도해 탈세를 막는다는 취지다. 그러나 자산소득을 지나치게 배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82년 제도가 도입됐을 때보다 부동산, 주식 등의 재산 파악이 쉬워져 탈세 우려가 줄어든 만큼 신고세액공제 폐지나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취지에서 대선 후보 시절 상속·증여 신고세액공제를 3%로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정부가 상속·증여 신고세액공제율을 10%에서 3%포인트(p) 내렸지만, 더 낮춰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는 전체 피상속인의 2%만 납세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신고세액공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더라도 세 부담은 주로 고액재산가에게만 지워진다. 다만 반대 여론도 있다.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율 부담이 외국에 비해 낮지 않은 데다, 상속·증여재산 파악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납세자가 자발적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로서 신고세액공제를 그대로 두거나 공제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이 지난달 브리핑에서 "(상속·증여세 명목) 세율보다는 일감 몰아주기 등에 과세 강화, 신고세액공제제도 적정성 여부 등이 논쟁(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2017년 7월 16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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