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택 공시가격 같아도, 세금은 366만 vs 952만
각자 소유 부부가 세금 덜내, 종부세, 개인별 부과돼서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땐, 다주택자로 중과돼 논란
경기도 성남에 중형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황일국 씨(가명)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열람한 후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11년 전 세금을 절약하려 2주택 모두 부부 공동 명의로 취득했는데,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고 다주택자 추가 세율이 부과돼 부부가 각자 한 채씩 주택을 보유한 것보다 종합부동산세를 더 많이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씨가 보유한 아파트 두 채의 공시가격은 총 16억원가량으로 부부가 내야 하는 종부세는 500만원이 조금 넘는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국토교통부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일반인의 열람이 시작된 가운데 아파트 두 채를 각자 소유한 부부와 공동 소유한 부부 간 희비가 엇갈려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매일경제가 김종필 세무사에게 의뢰해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보유한 부부의 종부세를 계산한 결과, 해당 주택을 부부가 각자 소유한 것보다 공동 소유했을 때 세금이 3배가량 더 많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2채의 공시가격 총액이 20억원인 아파트를 부부가 각자 소유한 경우 종부세가 지난해 168만원에서 올해 366만원으로 118% 오르지만, 같은 주택을 부부가 각각 공동 소유한 경우 종부세가 지난해 233만원에서 올해 952만원으로 309%나 급등하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주택 가격이 일정한 기준(공시가격 1주택 9억원, 2주택 이상 6억원)을 넘는 개인에게 부과된다. 개인이 가진 모든 주택(지분 포함)의 공시가격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데, 개인별로 따지다 보니 일부만 소유한 지분도 1주택으로 간주한다. 부부 공동 소유로 한 채를 갖고 있으면 가구로는 2주택, 부부 개인별로는 1주택이다. 두 채를 부부가 공동 소유하면 각각 2주택자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종부세를 중과하면서 부부 공동 소유 종부세가 급등했다. 2019년 처음 시행돼 올해부터 종부세율이 더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존 0.6~3.2%였던 세율이 1.2~6%로 두 배가량 인상된다. 김 세무사는 "황씨가 아파트 두 채를 각자 소유했다면 종부세가 1인당 한 채로 계산돼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는 추가 세율이 적용되지 않았을 텐데, 부부가 반반씩 두 채를 보유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로 분류돼 추가 세율이 부과된 것"이라며 "과거 헌법재판소가 2008년 종부세의 가구별 합산 과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종부세가 개인별로 부과되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부 공동 명의는 널리 알려진 절세 수단이었는데,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역차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종부세 부담이 단독 명의보다 더 커지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이에 지난해 말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액공제`를 단독 명의 1주택자건, 부부 공동 명의 1주택자건 똑같이 받을 수 있게 바뀌었는데 조정대상지역 내 부부 공동 명의 2주택자에 대해 추가 세율이 부과되며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부부 공동명의로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소유 형태에 따라 재산이 더 적은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일부 부부가 절세를 위해 단독 소유로 명의 변경을 검토 중인 데 대해 김 세무사는 "부담해야 하는 세금과 증여 비용을 저울질해 어떤 게 실익이 있는지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2021년 3월 18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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