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istics Graph

 

 

 

오프라인 지고 온라인 뜨고 달라진 명품소비 풍속도

임대료 수억원에도 줄 섰던 곳, 몇 달째 세입자 못 구해

백화점 명품숍 문 닫은 자리에 햄버거 매장 들어서기도

조금이라도 싼값에온라인몰 명품 매출 꾸준히 늘어

 

 

  # 지하철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샤넬·페라가모·구찌·버버리 같은 유명한 해외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다. 이른바 청담동 명품거리. 그런데 곳곳에 빈 건물이 눈에 띈다. 캘빈클라인이 있던 건물(2개층)은 간판만 있을 뿐 비어 있었다. 아베크롬비가 있던 6층 건물은 벌써 4개월째 공실이다. 비싼 임대료에 들어오겠다는 세입자가 없어서다. 아베크롬비가 있던 건물 임대료는 보증금 60억원에 월 23500만원이다. 캘빈클라인이 있던 건물도 보증금 30억원에 월 6500만원은 줘야 한다. 청담동 B공인 공인중개사는 명품거리는 고가 브랜드 업체가 원하는 1순위 상권으로, 웃돈을 주더라도 입점하겠다는 업체가 많았다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임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독일 온라인 명품 편집숍인 마이테레사닷컴지난달 22일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 등에 이은 6번째 외국어 서비스. 한국인만을 위해 제품 반품을 위한 항공 운송료도 받지 않는다. 한국어 고객 상담을 위한 통화료도 무료다. 마이클 클리거 마이테레사닷컴 사장은 지난해 한국 매출 성장세는 150%를 웃돈다한국 명품 시장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들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국내 명품 시장 판세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매장)에서 구경하고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쇼루밍(Showrooming) 현상이 고가의 명품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대표 명품 브랜드 집결지인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상권은 1990년대 후반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월평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비싼 임대료에도 입점하고 싶어 하는 업체가 줄을 섰다. 대개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로 꾸미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베크롬비·캘빈클라인을 비롯해 보기 밀라노(3층 건물), 로로피아나(2개층) 같은 브랜드가 있던 건물이 몇 달째 텅 비었다.

 

  빌딩중개업체인 태경파트너스의 박대범 본부장은 최근 이른바 매스티지(가격은 명품보다 싸지만 품질은 명품을 노리는 브랜드)를 표방하는 중고가 브랜드가 빠져나가고 있는데,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 매출이나 홍보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 매스티지 브랜드의 경우 한국에서 유달리 고가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외 직구와 온라인 판매가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구태여 비싼 값을 주고 국내에서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효자대접을 톡톡히 받았던 백화점에서도 명품의 입지가 기울어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 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4% 감소했다. 아예 매장을 없애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2월 서울 미아점 1층에 있던 버버리 매장을 철수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도 같은 달 루이비통 매장을 뺐다. AK플라자는 지난해 루이비통 철수에 이어 올 초 분당점 1층에 있는 구찌 매장을 빼고 대신 그 자리에 수제 햄버거인 쉑쉑버거매장을 들인다. 반면 온라인에서 명품을 찾는 수요는 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 판매량(지난달 31일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29% 상승했다. 팔찌나 스카프 같은 패션소품은 판매량이 230% 늘었고 신발도 79% 상승했다. 중고 명품을 찾는 수요도 70% 증가했다.

 

  명품 시장에 쇼루밍족이 늘어나는 데는 장기 불황의 영향이 적지 않다. 값비싼 명품이지만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려는 것이다.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쿠폰이나 할인 혜택 등을 노린다. 고현실 옥션 패션실 실장은 평소 소비를 줄이며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한 번씩 명품을 사는 젊은 층은 작은 할인 혜택도 크게 느끼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것도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예컨대 빅토리아 베컴브랜드의 드레스(4)는 마이테레사닷컴에서만 살 수 있다. 온라인 명품 편집숍인 네타포르테는 캘빈클라인의 일부 제품을 단독으로 판매한다. 상황이 이러자 해외 유명 온라인 명품 편집숍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마이테레사닷컴을 비롯해 네타포르테·샵밥·아소스·루이자비아로마닷컴 등은 한국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콧대 높았던 명품 브랜드도 온라인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만을 고집했던 샤넬은 지난해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버버리는 트위터로 패션쇼를 실시간 중계하고 패션쇼에 등장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2017410일 중앙일보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