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태랑의 공부하기/경제 공부하기...

"현금확보가 최우선"…만기 짧고 원금보장 상품에 담아둬야

 

 

실질 예금금리 마이너스 전환…투자전략은

"내 대출이자 얼마 줄어드나", 초저금리에 은행 문의 빗발

대체상품 등 투자처 상담도, 코로나 진정까진 관망 유리

우량 회사채·연금상품 대안

 

 

"대출금리가 얼마나 내려가는지 문의하는 전화 때문에 오전부터 북새통입니다. 예금금리에 대한 문의는 상대적으로 적네요."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17일 시중은행 창구는 자신의 예금·대출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늘면서 전화 문의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고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중앙지점에서 만난 한 고객은 "변동금리로 5억원가량 대출을 받았는데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 대출금리도 낮아지면 매월 내는 이자가 20만원이나 줄어든다"며 "최근에는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보다 더 낮다고 해서 상담도 받을 겸 지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재테크 트렌드에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재테크 시계는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이날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는 금융시장 동향과 대체 상품 추천 등에 대해 투자자들 문의가 이어졌다. 대부분 어느 선이 바닥인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류상진 신한 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시장 변동 폭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런 부분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 PB들은 현시점에서 우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형리 NH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은 "현재 투자 변동성이 지나치게 심하기 때문에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 자금에 넣어둔 뒤 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휴 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팀장은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면서 판단을 유보하는 게 낫고 아직 행동하기에는 이르다"며 "주가 기준으로 보면 지금이 저점일 수도 있지만 더 빠질 수도 있다. 매도 기회를 놓쳤거나 매수하고 싶다면 반등하는 것을 지켜본 뒤 시점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재성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장은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면 추세는 종료됐다고 보는데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은행업종 지수가 40% 가까이 빠졌다"며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항공업·여행업 등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면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카드를 다 썼으니 추가 대책이 없고 재정정책 정도만 남았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라며 "백신이 개발돼 전염병이 완화돼야 이 같은 위기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는데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금리 상황에서의 투자처에 대해서는 우량한 회사채 투자나 방카슈랑스 연금 상품 등을 활용한 연금 수령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류 팀장은 "안전한 채권 쪽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은 일부 채권에서도 투매 현상이 나타난다"며 "시장이 진정된다면 고신용 채권으로 재테크 방향을 돌려 우량 회사채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조 부장은 "안전자산이라고 하면서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많이 준다고 하면 정말 안전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자금 목적에 맞게 운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도 신이 아닌 이상 예측이 틀릴 수 있고, 발생 확률이 낮은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사와 고객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애초에 고객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2020년 3월 18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