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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문화 산책

뇌와 똥구멍

 

 

사람의 몸이 창조되었을 때, 모든 부위가 저마다 대장이 되려고 했다.

뇌가 말하길,

내가 모든 신경계를 관장하고 있으니 대장 자리는 당연히 내 차지다.

발들이 말하길,

우리가 있기에 몸이 서 있을 수 있으니 우리가 대장이 되어야 한다.

눈들이 말하길,

바깥세상에 관한 주요 정보들을 가져다주는 것이 우리이므로 우리가 대장 노릇을 해야 한다.

입이 말하길,

다들 내 덕분에 먹고사는 것이니 나야말로 대장감이지.

심장과 귀와 허파도 그런 식으로 대장 자리를 욕심냈다.

마지막으로 똥구멍이 자기가 대장이 되겠다고 나섰다.

다른 신체 부위들은 코웃음을 쳤다.

한낱 똥구멍 주제에 우리를 다스리겠다고?
그러자 똥구멍이 성깔을 부렸다.

잔뜩 오므린 채로 제구실을 안 하기로 한 것이다.

이내 뇌는 열에 들뜨고, 눈은 흐릿해지고, 발은 걷기가 힘들 만큼 약해지고,

손은 힘없이 축 늘어지고, 심장과 허파는 생존하기 위해 버둥거렸다.

결국 모두가 뇌에게 간청했다.

대장 자리를 똥구멍에게 양보하라고.

그렇게 해서 똥구멍이 대장 자리에 올랐다.

신체 부위들은 비로소 각자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반면에 우두머리 노릇을 자청한 똥구멍은

모든 우두머리가 그렇듯이 주로 똥내 나는 골칫거리들을 해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교훈: 뇌 같은 존재라야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우두머리 자리에 오르는 자는 한낱 똥구멍 같은 사람인 경우가 훨씬 많다.

 

               다리우스 워즈니악의 스탠드업 코미디 <똥구멍의 미래는 밝다>중에서

 

새해들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웃음>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파피용>을 재미있게 읽고나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느새 내게도 관심있는 소설가가 되었다.

보통 딸아이가 책을 구입해 읽고나서 책장에 꽂아두면,

시간이 될 때마다 내가 읽게 되는데 작년엔 많은 일들의 연속으로 거의 책을 읽지 못했던것 같다.

금년에는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으리라고 다짐해 본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ㅎㅎ

 

인기 코미디언 다리우스의 자살이라고 결론 지어진 죽음을 놓고,

타살이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햇병아리 여기자 뤼크레스의 취재가 허락되면서 시작되는 <웃음>.

잠이 오지않아 밤늦게 읽다가 왠지 무서운 생각에 책을 덮었다~^^;

두권의 방대한 장편이지만 재미있을것 같아 1월의 책으로 선정해서 읽어 보려고 한다.

우선 책 시작 부분에서 읽었던 <뇌와 똥구멍>이라는 현대판 우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 2014년 새해,

새롭게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활기차고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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