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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길게 가겠다"…재건축 보류단지 속출

 

 

 

 

 

아시아선수촌, 새기준 적용에 안전진단 용역입찰 전격 취소

개포우성고덕주공9 등도 어제 저녁 용역 취소공고"진단통과 실패하느니 장기전"

목동은 안전진단 일단 강행, 7·8일 구청 현장조사 받아일부 단지 호가 수천만원

 

 

  정부가 불과 2주 만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를 발표하고 시행까지 '벼락치기'를 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작년부터 준비해오던 재건축 안전진단을 포기하는 아파트 단지가 속속 나오고 피로감에 매물을 던져 호가가 하락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시행, 그사이 세부사항 변경 등 일부가 번복되기까지 하면서 나온 부작용이다. 6'조달청 나라장터' 용역공고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5차 등이 안전진단을 위한 용역사 입찰을 취소했다. 이들은 불과 며칠 차이로 새로운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받게 된 곳이다. 기존에는 D등급만 받아도 재건축을 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지만 새로운 강화 기준을 적용받으면 여러모로 재건축이 늘어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강동구 성내동 현대아파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 등이 국토교통부의 안전진단 요건 강화가 시행된 5일 저녁 용역 선정 취소 공고를 내며 안전진단을 받는 것을 포기했다. 사실상 재건축 '올스톱'이다.

 

  섣불리 안전진단을 받았다가 제대로 된 등급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민이 모은 용역비만 날리고 재건축 첫걸음부터 꼬일 수 있어 내린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총 1356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용역비를 위해 예치한 금액이 19784만원에 달한다. 이 아파트는 일부 단지처럼 국토부 발표 후 긴급공고를 낸 곳이 아니라 작년 말부터 안전진단을 준비해왔는데, 딱 하루 차로 새로운 기준을 적용받게 되자 '이럴 거면 버티자'는 여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 용역비는 모두 주민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모아 내는 것이라서 등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한 아시아선수촌 주민은 "재건축을 하려면 용역비를 내야 한다고 해서 적지 않은 돈을 냈는데 당황스럽다"면서 "괜히 돈을 쓰기보다는 재건축을 천천히 하자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안전진단 기준 강화 직격탄을 맞은 목동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목동은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강화 발표 이후 일제히 안전진단 신청을 구청에 접수시켰다. 날짜를 맞추지 못해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확정됐지만 국토부가 4'주민 의견을 반영'주차대수와 소방차 진입 곤란 등 주거환경 부문 배점을 높이기로 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목동 단지 상당수가 주차 환경이 나쁘고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좁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양천구청이 실시하는 도면 검토 등 현장조사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을 이끌고 있는 양천발전시민연대 관계자는 "타 지역 여러 단지가 안전진단 용역 신청을 중단했지만 목동은 일단 예정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다만 새로운 안전진단 기준에 의해 목동이 안전진단 E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많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이 무리하게 안전진단을 강행하기보다는 숨고르기를 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고 주장했지만 가장 앞서 칼을 빼든 만큼 어떻게든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단지별로 다르지만 양천구 내 아파트는 단지당 2억원 이상 용역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주민들이 안전진단 진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막상 비용 충당 문제가 본격화하면 내부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이처럼 시장이 혼돈스럽자 호가도 떨어지는 추세다. 8억원 선에서 거래됐던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6단지 전용 47는 최근 1000~2000만원 떨어진 78000~79000만원대 매물이 나왔다. 97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던 목동 7단지 전용 53고층 매물은 9억원에 나와 있다.(201837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