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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강남 재건축發 고분양가 제동 걸리나

  

경기 냉각땐 주택시장 부실 도미노 우려 커져

국토부, 전문가 긴급소집고분양가 상시 점검

금감원, 강남등 집단대출 부실가능성 현장검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오가고 분양권 가격이 치솟는 등 이상과열 현상이 빚어지자 주택당국이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13일에는 한남더힐 분양가가 주력 평형의 경우 3.35300만원을 넘기고 최고가가 8000만원대에 달했을 정도로 달아오른 상태다. 아직까지는 분양가 고공행진이 강남 일부 단지에 국한된 문제라는 시각이 많지만 투기세력이 가담하며 거품을 조장할 경우 칼을 빼들겠다는 자세다. 금융당국도 최근 시중은행 집단대출이 급증하자 다시 규제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지난달 지방으로 확대된 후 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주택·금융 당국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전문가 5~6명을 긴급 소집해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 인하와 재건축 분양가 상승, 주택시장 양극화 등 최근 시장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특히 최근 강남 재건축 분양가가 지나칠 정도로 높게 책정되자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 재건축 고분양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 후 주택시장 상황이 갑자기 나빠질 경우 대규모 미계약·미입주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폐지한 '분양가 상한제'를 다시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봤지만 가격, 거래, 청약경쟁률 등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도 충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분양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는 등 역효과가 크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조건에 해당한다고 해도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201112월 마지막으로 남았던 강남3(강남·서초·송파)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다. 한 민간 전문가는 "하반기 이후 강남 재건축 분양이 많지 않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경우 오히려 주택시장 전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시중은행 집단대출 집중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강남, 목동 등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단대출 증가세를 살펴보고 있다""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이달 말 점검을 하고 필요하면 사업장에 대한 현장검사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국민·농협·하나·우리 등 5개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1042897억원으로 956239억원이었던 지난 1월에 비해 8665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101513억원 늘었다. 집단대출이 주담대 증가액의 85%를 차지한 셈이다. 문제는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차주 상환능력이 떨어질 경우 집단대출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 움직임에 대해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은행 중도금 대출을 막을 경우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에서 대출이 이뤄져 수분양자들의 이자부담만 늘어날 뿐 고삐 풀린 강남 재건축 분양가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점검 후 (집단대출을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비공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 시장 디커플링에 대해서도 염려했다. 올 들어 수도권 주택가격과 거래량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대구·광주 등 지방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민간 전문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방 시장으로 확대된 지난달부터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주택공급(분양) 증가세가 입주 시점인 2018년 이후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2016615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