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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긴급설문 "지역별 탈동조화 가속"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이라고 내놓은 뒤로 집값이 더 올랐어요. 빚 안 지고 부동산 투자 안 한 사람만 바보가 된 것 같아요." 결혼 8년 차인 김 모씨는 올가을 전세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깊다. 은행 융자를 받아 집을 사자니 주택시장 '거품론'이 우려되고 전세를 연장하자니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 소식에 매일 억장이 무너진다. 한국인들에게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저금리, 저성장, 인구절벽이란 뉴노멀의 터널 앞에 서 있다. 실수요자도 투자자도 혼란 속에 결정장애를 경험한다. 10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 시장 전문들과 함께 긴급 시장진단에 나선 이유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단기 과열 양상을 띠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버블'이라고 하기엔 이르다는 평가. 진단에 참여한 20명 중 14명이 "최근 집값 상승은 '버블'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 모 교수는 "올해 상승률이 높긴 하나 30년 연평균 상승률 3.8%를 감안하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78% 상승했다. 반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하고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9월 말 현재 연초 대비 무려 13.36%나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강남 재건축 시장 등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지역과 나머지 시장 간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며, 이런 현상은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의 원인으로는 '저금리'를 꼽았다. 집값 피크였던 2006년엔 고금리였지만 이번엔 저금리를 이용해 융자를 받아 투자하는 '빚테크'가 부동산 시장을 달구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 1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공급이 많은 일부 지방은 분양가 대비 30% 가까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서울·수도권 상승 지속, 지방 하락이라는 의견을 보였다.(20161010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저금리에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들은 가격 상승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같은 강남 대치동에서도 올해 초 대치아이파크보다 1억원 이상 낮았던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기대감이 불붙으며 8개월 만에 가격을 역전시켰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서울시, 부동산114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4년간 서울지역 164개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률이 일반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20146.33%, 20159.11%, 올해는 930일 기준 연초보다 13.36%가 올랐다. 반면 일반 아파트는 각각 1.65%, 5.54%, 3.77% 상승에 그쳤다. 특히 올해 들어 재건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가격 간 탈동조화(decoupling·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졌다. 재건축 아파트는 올 1분기 0.13% 하락했지만 곧 상승세로 돌아서 2분기 6.6%, 3분기 6.4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반 아파트는 같은 기간 각각 0.3%, 1.18%, 2.26%가 올라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 폭이 작았다. 같은 지역에서도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크게 차이 났다.

 

  강남구 대치동 재건축 대상인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43)는 올해 1106500만원에 거래됐다가 8월에는 13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매매가 상승률이 무려 22%에 달한다. 같은 동 대치아이파크(전용 84.95)는 같은 기간 118000만원에서 125000만원으로 5.93% 상승에 그쳤다. 개포주공1단지(전용 50.64)는 올해 187300만원에서 8월에는 113000만원으로 뛰었다. 반면 인근 우성 9(전용 84)는 같은 기간 8억원에서 83000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매매가 상승률은 개포주공1단지가 29.4%, 우성9차는 3.75%. 예전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가 인근의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밀어 올렸지만 이번 상승장에서는 재건축과 기존 아파트 간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신한은행 신 모 부동산팀장은 "재건축은 수익과 위험이 모두 큰 투자 유형이지만 올 들어 반포한양, 개포주공2·3단지 등이 높은 분양가에도 인기를 끌자 시장에서는 강남 재건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게 인식되며 투자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 단지 간 가격 디커플링 현상은 앞으로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만 새로 지어지면 교통, 학군, 인문환경 등 최적의 주거 여건이 갖춰지는 강남 재건축 단지에 투자하려는 대기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2013년 말부터 이어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전체 주택 수급의 문제라기보다는 강남 재건축 특수에 따른 '착시현상'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강남 재건축으로 부동자금이 계속 모이는 것은 역설적으로 전체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김 모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때는 모든 지역의 부동산이 다 올랐지만 지금은 저금리로 인한 부동자금이 좀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상황"이라며 "강남 재건축이 부유층 사이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당분간 가격 디커플링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기본계획, 구역지정, 추진위원회, 안전진단,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이주·철거 등에 있는 서울지역 164개 단지를 분석했다. 압구정 아파트 등 30년 이상 단지들로 강남 53, 서초 33, 송파 15개 등 강남 3에 몰려 있다.(2016106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