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능

광화문 광장에서 구청에 볼일을 끝내고 광화문 광장을 가로 질러서 천천히 걸었다. 날씨도 맑고 춥지 않아서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한산함이 느껴지는 오전 시간 광화문 광장의 겨울 풍경... 세종문화회관에 간소함이 느껴지는 대형 트리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연말 분위기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나처럼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설프게 긴 머리의 남학생들 무리가 지나쳐갔다. 두리번 거리듯 이리저리 손가락질을 하는 폼이 수능을 치르고 입시 때문에 서울을 방문한 지방의 고3임이 느껴졌다. 갈림길에 선 풋풋한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가 생기며 부럽기까지 했다. 옷을 두껍게 입지 않았던 외국인, 아까 올 때도 마주쳤었는데 가는 길에도 다시 마주쳤다. 물론 인사는 하지 않았지만 그도 나를 기억할까? 고개.. 더보기
출정가 출정가 이미 이 시험은 유희가 아니다... 진작도 나는 그렇게 말해왔지만 이제야 말로 이 시험은 내가 반드시 풀어야 할 삶의 과제이며 넘어야할 운명의 산맥이다. 내 정신을 학대하는 압제자이며 나를 가두는 벽이며. 이것을 극복하지 않고는 결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사슬이다. 지난날의 무모와 광기를 변명하기 위해, 그리고 앞날의 비참과 통한을 피하기 위해, 나는 반드시 이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내 영혼의 해방을 위해, 삐뚤어지지 않은 삶을 위해, 진정한 인식을 위해, 영원할 예술을 위해 이 거대한 장애물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시험은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서 되돌아갈 수 없는 미로이며 나는 도망칠 권리조차 없는 필사의 전사이다. - 이문열의 중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