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법고시 경쟁률 363대1, 사법시험 폐지 효과일까?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제27회 입법고시 1차시험의 경쟁률이 363대1을 기록하며 신청이 마감됐다. 사법시험 폐지가 입법고시 경쟁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 입법고시 직렬별 경쟁률 비교 |
입법고시 일반행정직, 법제직, 재경직, 사서직 등 4개 직렬 16명을 모집하는데 5,813명이 지원했다. 특히 법제직은 3명 모집에 1,484명이 지원해 49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7년 5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674명이 지원해 경쟁률 134.8대1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지원 인원은 2.2배, 경쟁률은 3.7배나 높아졌다. 6명을 선발하는 일반행정직에는 3,054명이 지원해 509대1, 역시 6명을 뽑는 재경직에는 1,215명이 지원해 20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2000년 이후 처음 1명을 선발하는 사서직에는 60명이 지원해 6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일반행정직 경쟁률은 2.2% 포인트, 재경직은 0.3% 포인트 증가했다.
2. 입법고시 경쟁률 분석 |
입법고시 경쟁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 도입에 따른 사법시험 폐지 정책으로, 사시 준비생들의 관심이 관련 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인 것 같다. 2017년 사시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선발인원이 2009년 1,000명, 지난해 800명, 올해 700명, 내년 500명 등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시 준비생들도 로스쿨 선발시험, 입법고시, 법원행정고시, 법무사, 노무사 자격시험 등 유사 직역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15일 “사시나 입법고시 법제직 시험 출제 과목이 똑같기 때문에 다년간 사시를 준비했던 고시생들이 입법고시 쪽으로 관심을 돌려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2일 마감한 2011년 제53회 사시 1차시험 신청 접수자가 1만 9,536명으로, 전년 2만 3,244명에 비해 16% 감소한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시 선발인원이 300명에서 500명으로 늘어난 1996년 이후 1차시험 응시자가 2만명대 밑으로 떨어지긴 올해가 처음이다. 사시 준비생 서모(38)씨는 “고시 준비생들 사이에 로스쿨이 집안과 학벌, 연령, 사시 2차시험 경력 등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준비생들을 선호한다는 입소문이 퍼져 있다.”면서 “사시 선발인원이 줄어들면서 비교적 스펙(배경)이 평범한 준비생들 사이에선 입법고시 등 시험과목이 사시와 비슷한 직역으로 전환하는 인원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3. 국회 공무원 선호도도 경쟁률 상승에 한몫 |
국회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경쟁률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의 또 다른 관계자는 “행정고시에 비해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 등 국회 소속 기관이 국가의 입법, 예산결산심사 등 전문성을 갖춘 입법지원 조직으로서 위상이 확고해지면서 국회 공무원에 대한 공직 지원자의 높아진 기대와 선호도가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다음 달 9일 1차시험을 시작으로 5월 30일~6월 3일 2차 시험, 7월 20~21일 3차 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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