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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경제 공부하기...

베트남 공모주펀드에 100억 베팅한 강남 큰손

 

 

일주일새 127억 몰려 `완판`

공모가 저렴해 투자매력 높아2년간 IPO 규모 20조 달할 듯

 

 

  베트남 기업공개(IPO)시장에 투자해 20%대 수익을 올리는 사모펀드가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단 일주일 만에 무려 127억원어치가 팔려 나가며 조기에 마감되는 등 열기가 뜨겁다. 내년까지 20조원 규모 IPO가 예정된 베트남에서 '2 비나밀크'를 찾아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이다. 비나밀크는 호찌민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80배나 뛰어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베트남 최대 유제품 기업이다. 베트남 공기업의 가장 성공적인 IPO 사례로 손꼽힌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판매를 시작한 'KB베트남IPO전문투자형 사모K-1호 펀드'2호와 3호에 지난 24일 기준 각각 45억원, 82억원이 모이며 127억원의 투자금이 모집됐다. 2호는 24일 설정을 마쳤고, 3호는 27일 설정된다. 동일한 펀드인데 판매사를 달리하면서 설정일이 구분됐다.

 

  주말을 제외하면 영업일 기준 5일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 그것도 사모펀드에 이 정도 자금이 몰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3의 경우 투자자들이 이틀 만에 전부 모였다. 펀드를 판매한 삼성증권 관계자는 "너무 일찍 완판되는 바람에 투자금을 넣지 못한 고객들이 아쉬워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베트남 신규 IPO 종목에 투자하는 드래건캐피털의 'DC알파인베스트먼트' 펀드에 일정 비중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3년 만기 폐쇄형으로 설정 이후 2년간 신규 IPO 종목에 투자한 뒤 만기 3년 이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나머지는 드래건캐피털이 위탁운용을 맡아 베트남 국채 등에 직접 투자한다. 1994년 설립된 드래건캐피털은 운용자산(AUM)18000억원에 달하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 베트남시장을 눈여겨본 유진투자증권이 드래건캐피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 출시를 타진했고 이에 개인투자자용 펀드는 KB자산운용과 기관투자가용 펀드는 유진자산운용과 각각 손잡고 출시하게 됐다.

 

  베트남은 연 6~7%의 지속적인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구조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다. 베트남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250개 공기업을 민영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베트남 IPO시장 규모만 180억달러(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10조원 규모의 공모시장이 열리는 것인데, 호찌민과 하노이 증시 시가총액이 약 80조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실제로 호찌민 거래소는 요즘 'IPO 대박' 열기에 휩싸여 있다. 상장했다 하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공 맥주'를 만드는 '사베코(SABECO)'는 작년 말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선인 20%까지 올랐고 1개월 만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상장한 베트남 저비용 항공사 비엣젯항공 역시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선까지 오른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베트남 최대 주유소 업체인 'PV오일'과 종합상사인 '사트라' 등 주요 공기업들이 줄줄이 IPO에 나설 예정이다.

 

  베트남 IPO 종목들의 연이은 대박은 '시장가 대비 저렴한 공모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환 유진투자증권 해외사업팀 차장은 "현재 베트남 상장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2.1배인데, 2014년 이후 IPO를 실시한 기업들의 공모가 기준 PBR는 평균 1~1.5배 사이였다""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취약한 자본시장 기반을 감안해 공모가를 시장가 대비 싸게 내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윳돈이 있는 고액 자산가들이 베트남 IPO시장에 주목하면서 사모펀드 설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모펀드보다 설정이 간편한 데다 높은 위험을 감수한 적극적인 투자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IPO 사모펀드들의 기대 수익률은 보통 연평균 20~30%. 대신 환노출형이어서 베트남 동(VND) 가치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작년 하반기 처음으로 피데스자산운용이 베트남 IPO 사모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라이노스자산운용도 곧 베트남 IPO 사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2017327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