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 16:49

 
 

 

 

임대차법 시행후 서울 분쟁 건수 30% 껑충

계약갱신청구권 강화되자, 세입자들 속속 위로금 요구

과거 이사비 등 500만원선 합의, 보증금 10%까지 요구하기도

집주인, 내용증명 준비해 대응

 

 

# A씨는 실거주 목적으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세입자와의 임대차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입자 전세 만기가 내년 2월인데 `위로금`을 별도로 주지 않으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 더 살겠다는 것이다. A씨는 이사비 등 500만원 정도 줄 테니 나가달라 했지만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의 10%인 6000만원은 줘야 나가겠다고 버텼다. A씨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명도소송을 할지, 한번 더 읍소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 7월 말부터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안 쓰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위로금을 요구하는 세입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과거 임대차 분쟁 때 복비와 이사비 수준인 500만원 선에서 적당히 합의했다면, 임대차법 이후 1000만원 이상 위로금을 요구하는 `관행`이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위로금을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임대차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3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서울중앙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접수한 임대차 관련 상담 건수는 총 335건이다. 지난 8월 255건보다 1.3배 증가한 것은 물론, 임대차법 시행 전인 6월 131건과 비교하면 2.6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1~6월 월평균 상담 건수는 136건에 그쳤다. 임대차 분쟁을 상담해주는 박예준 법률사무소 새로 대표변호사는 "임대차법 시행 전엔 임대차 분쟁에 대한 상담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요즘엔 하루에 서너 건씩 상담이 들어온다"며 "세입자들이 위로금으로 최소 1000만원에서 최고 6000만원까지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1000만원 이상의 위로금을 요구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S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위로금이 확 뛰어 1000만~2000만원대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례로 반포동 아파트 1채를 매수한 집주인은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안 쓰는 대가로 위로금을 요구해 조율 중이다. 집주인은 최대 2000만원까지 주겠다 했으나 임차인은 3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대차 분쟁이 발생하면 500만원 선에서 합의하는 게 관행이었다. 중개인을 낀 복비와 이사비 정도의 금액이 수백만 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차법 시행 후 집주인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자 위로금이 배 이상 뛰었다. 위로금을 주는 사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부득이하게 전세 만기 전에 나가줄 것을 요구하며 위로금을 주었다면, 최근 전세 만기가 다 됐음에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안 쓰는 대가로 집주인이 위로금을 준다는 점이 다르다. 최재석 서울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변호사)은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에게 부여된 권리이니 포기의 대가로 새로 이사 갈 곳을 확보하기 위한 복비, 이사비, 기존 보증금보다 증액된 금액을 요구한다"며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막무가내로 버티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명도소송의 번거로운 절차와 비용을 감수할지,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원만하게 마무리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집주인들은 분쟁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집주인들끼리 `임대인을 위한 내용증명 사례집`을 공유하는 게 대표적이다. 법적 분쟁은 주로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임대차 분쟁을 앞둔 상황별 내용증명서 샘플을 공유한 것이다. 내용증명 사례집을 작성한 박예준 변호사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이 임대인은 손해를 보고 임차인은 이득을 봐야 한다는 구도로 작성된 것으로 보여 `임대인을 위한 내용증명 사례집`을 작성해 배포했다"며 "임대인이든 임차인이든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2020년 10월 14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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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졸속입법에 전월세 시장 혼란 커져, 집사고도 세입자반대로 입주못해

일시적2주택 꼼짝없이 세금폭탄, 위로금 주고 이사비용 대납까지

세입자도 전세폭등에 전전긍긍, 억울한 피해없게 정책보완해야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집주인,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세입자 모두 삶이 엉망이 됐어요. 부동산 시장을 망가뜨린 정부와 국회의원만 모를 뿐이죠." 21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서울중앙지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접수한 임대차 관련 상담 건수는 총 255건이다. 지난 7월 217건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6월 131건과 비교하면 2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1~6월 월평균 상담 건수는 136건에 그쳤다. 실제로 분쟁 조정까지 신청한 건수도 6월 35건, 7월 44건, 8월 53건으로 증가세다.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대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입수해 정리한 `임대차 분쟁 피해 호소 사례 모음`을 분석해보면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전세 낀 아파트를 매입했다가 실입주를 못하게 된 집주인 사연이다. 용인시 기흥구에 사는 30대 초반 신혼부부 A씨는 4개월 된 아이가 있어 작은 투룸 오피스텔에서 벗어나 아파트로 가기 위해 지난 8월 전세 낀 매물을 샀다. 하지만 나가겠다는 세입자가 9월 들어 갑자기 입장을 바꿔 계약갱신을 청구하면서 일이 꼬여버렸다. 세입자 계약갱신이 매도자인 자신의 실거주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다. A씨는 "이미 오피스텔 전세금 중 일부를 받아 아파트 중도금을 납부한 상황인데 세입자가 버티면서 오피스텔 등을 다시 전전해야 할 판"이라며 "답답한 오피스텔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는데 꿈이 와장창 깨져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하소연했다.

 

 

결혼 2년 차 신혼부부 B씨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하지 못하게끔 계약갱신 청구 기간인 6개월보다 앞서 등기를 치면 된다고 하는데, 이미 전세자금대출 등으로 돈이 묶여 있는 사람은 어떻게 그 기일을 맞추느냐"고 말했다. 두 번째로 집을 팔아 세제 혜택을 받아야 하지만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 때문에 집을 못 팔고 있는 다주택자다. 서울에 사는 50대 임대인 C씨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 올해 안에 집을 팔아야 한다. 구입 시기에 따라 1~3년 이내로 기존 집을 처분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집에 세를 주고 있었는데 올해 말 만기에 맞춰 나가겠다는 세입자가 돌연 입장을 바꿔 계약갱신을 청구하는 바람에 일이 꼬이게 됐다. 세입자가 아예 집을 못 보여주겠다고 통보하면서 가뜩이나 전세 낀 매물은 인기가 없는데 더욱 팔리기 어려운 지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세 번째 유형은 아파트를 팔 때 세입자에게 이사비를 요구받거나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내놓아야 하는 경우다.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한 세입자는 만기일에 맞춰 나가줄 테니 1000만원에 달하는 이사비를 요구했다. 집주인 D씨는 "전세 낀 물건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팔기 힘들다며 웃돈 2000만원 정도를 주고 타협해 보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시장 혼란을 예상하지 못하고 법을 만든 정부와 여당이다. 당초 지난 7월 31일 주택임대차법 개정안이 시행될 때만 해도 새로운 제3자가 전세 낀 매물을 사들여 실거주한다면,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현장의 혼란을 없앤다며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서`에 따르면 `매도는 갱신 청구 거절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갱신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문구가 적시됐다. 한마디로 제3자가 전세 낀 매물을 사들였다고 해도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면 거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산 E씨는 퇴거를 약속했던 세입자가 전세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자 법무부에 상담 전화를 걸어 "내가 길거리로 내쫓기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별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나중에는 "전화가 안 들린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집을 팔려다 세입자에게서 웃돈 1000만원을 요구받은 F씨는 "집을 매수하기로 한 상대방에게 계약금만 돌려받고 계약을 물려 달라고 싹싹 빌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입장도 딱하다. 집주인의 실거주 수요가 급증하고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세를 기피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6년째 전세를 살고 있는 G씨는 "지난 7월 집주인이 실거주를 위해 들어온다며 만기 시 퇴거를 부탁하길래 흔쾌히 찬성해줬다"며 "하지만 주변 전셋값이 너무 올라 계약갱신 청구를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실거주하겠다는 제3자가 매도한 건에 대해서도 세입자 계약갱신을 우선시하면 억울한 피해 사례가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으로 거래한 것에 대해선 집주인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동에 나선 국회의원도 있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 19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주택 매수자가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2020년 9월 22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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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만기 전 나가는 세입자가 집주인에 이사 시점 일방통보

복비 대신 내주던 관례 사라지고, 세입자 내보내는 `명도소송` 늘어

 

 

# 직장인 A씨(44)는 올해 6월 수도권의 전용 101㎡짜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수했다. 올해 7월 초 전세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세입자 B씨(39)가 더 살겠다는 뜻을 밝혀 2년 만기 재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9월 초 A씨는 B씨에게 `갑작스럽게 직장을 옮겨 이사를 가야 하니 보증금을 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당장 보유한 현금도 없고 자신의 실입주 시기(약 21개월 후)까지만 살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하지만 B씨는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한 뒤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조항을 거론하며 3개월 내로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주인과 세입자 간 사전 조율 없이 곧바로 법 규정에 의거해 퇴거나 보증금 반환을 통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설명한 A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B씨는 새 임대차법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뒤 연장된 계약 기간 내에도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B씨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7월 31일) 이전에 재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갱신청구권 보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은 A씨가 B씨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할 이유가 없다. 임대차법 시행 전에는 전세계약 기간 내 이사를 나가게 되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중개료(복비)를 대신 지불하고 나가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는 이 같은 배려는 고사하고 세입자가 규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대차 3법에 따른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집주인들도 배려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세 만기에 맞춰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 과거엔 서로 이사 날짜를 고려해 한두 달 정도 기간 이내에서 입주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엔 집주인들이 퇴거일을 늦춰주면 전세계약의 `묵시적 갱신`으로 인정될 것을 우려해 칼같이 만기일에 나가 달라고 요청한다. 심지어 계약 만기에 맞춰 집주인이 곧바로 입주할 수 없는 경우라도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을 공실로 두겠다는 집주인들도 있다. 서울 잠실에 전세를 낀 아파트를 소유한 C씨(38)는 내년 말 해외 근무를 마치고 잠실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데 현 세입자 전세 만기가 올해 말이다. 세입자는 내년 말까지라도 거주하길 희망하지만 C씨는 실거주를 사유로 계약갱신청구를 거부하고 1년간 집을 비워둘 작정이다. C씨는 "원할 때 내 집에 못 들어가기보다는 공실로 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세입자 강제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을 고려하는 사례도 많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명도소송 방법과 비용을 알아보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2020년 9월 21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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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임대차법에 말문 막히고, 판례도 몰라 소송부담 느껴

`기울어진 운동장` 자체를 피하려는 것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전세 시장 내 법적 권리 변화가 크게 일어나자 법학 지식이 풍부하고 판례에 능한 변호사 등 법조인을 세입자로 받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입자에게 임대료 증액 얘기를 꺼내야 하는데 직업이 변호사라 본인이 유리하게 해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법조인에게 세를 내어주면 계약기간 연장을 거절하거나 임대료를 올릴때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는 현재 국토교통부가 임대료 상한선만 정하고 최종결정은 당사자 간 합의로 정하게 한 부분을 두고 법적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법무부와 함께 발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에서 `계약갱신 시 차임증액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협의를 통해 기존 차임의 5%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며 당사자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제적 사유 등을 들어 임대료 인상이 타당함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주택임대차분쟁이라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협의가 되지 않으면 변호사 선임 비용을 부담해야 해 집주인은 소송에 이겨도 남는 게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법무부와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출범 뒤 올해 6월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총 6502건으로 집계됐으나 실제로 조정이 성립된 경우는 23.4%인 1522건에 불과했다. 실제로 현재 전세시장은 임대료 상한 5%의 의미를 두고 세입자와 집주인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목동역 인근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임대료 증액에 성공한 집주인은 10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집주인은 법적 절차를 밟지 않으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임대차2법 정보가 온라인에 많이 공개 된만큼 법조인 공포증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변호사는 "그만큼 권리 다툼이 치열하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판례가 축적되기 전까지 이러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2020년 9월 19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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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집주인 곳곳서 갈등

 

 

“제 집에 들어가는데, 전세 만기 되는 세입자가 1000만원을 달라네요?” 전세살이 하던 30대 무주택자 A씨는 최근 수도권에 6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부동산 임대차법 개정 관련 뉴스를 주의 깊게 봐온 A씨는 꼼꼼히 준비를 했다. 매매 계약서를 쓸 때 ‘반드시 11월 중 입주한다’는 내용의 ‘특별 계약 조건’을 걸고, 매도인에게 세입자로부터 ‘계약 만기일에 집을 빼주겠다’는 확인도 받아 놓으라고 요구했다. 두 달 후면 ‘내 집’에서 산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A씨에게 난관이 닥쳤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들먹이며 이사비 1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해 온 것이다. 매도인에게 “세입자에게서 집을 빼주겠다는 약속을 받지 않았느냐”고 따졌지만, 매도인은 “그냥 세입자를 달래는 게 좋으니 이사비를 500만원씩 부담하자”고 했다. A씨는 이를 거부했고, 매도인은 “그럼 계약이 파기돼도 위약금을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의 유권 해석에 따르면, 매도인이 세입자에게 ‘새 집주인이 실거주하니 집을 비워야 한다’고 요구하더라도 세입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 굳이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매도인은 집을 팔려면 세입자를 달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것이다. A씨는 “매도인한테도 짜증이 나지만,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들어 놨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사비 달라" “못 준다” 곳곳에서 분쟁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이사비’가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을 폭발시키는 새로운 ‘뇌관’이 되고 있다. 전세 계약이 끝나고 집주인이 실거주하려고 해도 세입자가 거액의 이사비를 요구하거나 새 전셋집을 찾는 데 드는 비용의 일부를 요구해 갈등을 빚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세입자에게 주는 이사비를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를 두고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어설픈 법 개정 때문에 주택 실수요자까지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열과 갈등만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실거주할 건데도 세입자 내보내기 위해 이사비를 줘야 하나요?” “얼마 주는 게 적당한가요?” 같은 질문이 수시로 올라온다. 임대차법 개정 전인 7월 서울에서 전세 낀 아파트를 사들인 B씨는 계약갱신청구권 대상도 아닌 세입자가 막무가내로 “못 나간다”고 버티며 이사비를 요구해 골치를 앓고 있다. B씨에게 세입자는 “다른 집주인들은 이사비 줘서 내보내려고 하는데 (당신은) 별로 안 급한 모양이네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C씨는 실거주를 위해 내년 5월 전세 만기인 세입자에게 “연말까지 집을 빼주면 이사비로 1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세입자는 C씨의 이사비 제안을 거부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 더 살겠다”고 했다. C씨는 “지금 사는 집 계약이 끝나는 연말부터 내년 5월까지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갈등 최악… 칼부림 나도 이상하지 않다“

 

개정된 임대차법은 집주인에게 탈 없이 세입자를 내보내는 문제를 ‘걱정거리’로 만들고 있다. 집주인의 이런 약점을 공략해 이사비 받는 것을 당연시하거나, 새 전셋집을 구할 때 드는 계약금 일부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까지 요구하는 세입자도 있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공인중개사로 활동한 김모(58)씨는 “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세 세입자와 집주인이 ‘원수’가 된 사례가 많다”며 “이사비나 집 비우는 일정 때문에 ‘유혈 사태’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하게 집을 처분하려는 일부 다(多)주택자가 세입자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먼저 ‘이사비’를 제안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시적 2주택자인 D씨는 “종부세·양도세 폭탄을 피하려면 내년 6월 전까지 강남구의 집 한 채를 처분해야 한다”며 “이사비, 중개 수수료, 향후 3년 간 전세금 인상분의 이자까지 챙겨주겠다고 했는데도 세입자가 ‘귀찮게 하지 말라며’ 전화도 안 받는다”고 말했다. D씨의 집은 정부가 지난 6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은 지역에 있어 세입자가 있는 상태로는 팔 수도 없다. 그는 “온갖 부작용과 선의의 피해자가 쏟아지는데도 무리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2020년 9월 17일 조선일보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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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먹구구` 유권해석 논란, 고지없이 새집주인에 팔면

계약갱신청구권 거절 가능, "급하게 만든 법 곳곳 구멍“

집주인 단기간 거주후 팔면, 세입자가 문제 제기 가능

집주인-세입자 분쟁 불가피

 

 

최근 정부가 새 집주인(매수자)이 실거주를 희망해도 매매계약 단계에서 세입자 동의가 없었다면 입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세입자 몰래 새 집주인에게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치거나 집주인이 짧은 기간 실거주한 뒤 매도하는 등 임대차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꼼수`도 활발히 공유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 같은 혼란에 대해 원칙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했을 뿐 애매한 개별 사례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면 된다는 태도로 일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요청을 피해 실거주 희망 매수자에게 집을 매각하기 위한 `합법적` 꼼수가 커뮤니티 등에서 활발히 공유되는 추세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법은 세입자에게 집을 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매수자가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청을 거절하는 방법이다.

 

 

세입자가 매각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계약갱신청구권을 뒤늦게 쓰려 해도 이미 등기(소유권)가 넘어가 새로운 집주인이 된 매수자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정부가 유권해석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대상(집주인) 기준을 `소유권 등기` 여부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세입자 몰래 등기를 완료했다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지만 계약만 하고 등기를 못 마친 매수자는 정당한 재산권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가 등기 여부만을 기준으로 갱신거절권을 해석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며 갱신청구권을 거절한 뒤 임대 기간이 끝나면 실제로 들어가 며칠 혹은 몇 달 정도 짧은 기간만 살다가 실거주 매수자에게 매각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하면 세입자의 갱신 가능 기간(2년) 동안 다른 세입자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 매수자에게 집을 팔지 못한다는 규정은 임대차법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집주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적으로 집을 팔았다면 민법상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세입자가 (법정에서) 문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엔 세입자가 집주인의 `고의성`(집을 매각하기 위해 실거주한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법정에서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존 세입자에게 매매 계약 사실을 알린 뒤 일종의 위로금(보상금)을 주고 합의해 달라고 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 역시 세입자와 보상을 전제로 한 합의는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때 세입자가 수천만 원 등 지나치게 큰 금액을 요구하거나 일단 합의한 뒤 나중에 강요에 의한 합의라고 주장하면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실거주하려는 매수자에게 집을 파는 것까지 제한한 것은 토지거래허가제보다 심한 재산권 침해"라며 "앞으로 매물 잠김이 심해져 거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2020년 9월 14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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