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3 07:28

 
 

 

 

이의신청 위해 연명부 돌리고 구청·국토부·의원실에 항의 공문

서울 강남뿐 아니라 강북·세종 등 전국에서 `불만`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1% 급등한 가운데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은 물론 강북과 세종, 지방에서도 반발이 커지며 관할 구청에 집단 항의하거나 단체로 이의 신청을 준비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지가를 인하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에 이날까지 1만7천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부가 매번 비정상이라고 외치던 부동산 가격에 맞춰 공시가격을 인상해 역대급의 공시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세금폭탄을 맞게 됐는데, 부작용만 있는 공시가격 상승은 조속히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아파트 단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고 집단 이의신청 등 대책 마련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관할 구청 게시판 `좌표`(인터넷 링크)를 공유하며 단체로 항의 글을 남기고 연명부를 돌리며 이의신청에 나서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많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증가가 예상되는 서울 강남에서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이 공시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으고 있고, 역삼동 역삼2차아이파크에서는 주민들에게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와 연대해 공시가격 인상에 대응하는 곳도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과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등 인근 5개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는 지난 23일 국토부와 강동구청, 지역구 의원실에 공시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평범한 주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간주해 세금 폭탄을 부과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시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세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평균 70% 이상 급등한 세종시에서도 큰 폭의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며 의견접수를 준비 중인 아파트 주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종촌동 가재마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견접수를 단체로 넣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게시글을 올리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한 입주자는 "아무리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이렇게 한꺼번에 공시가격을 올리면 어떡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라며 "집을 팔지도 않을 건데, 나중에 집값이 내리면 당장 많이 낸 세금은 돌려준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공시가격과 관련한 불만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름동 범지기마을의 아파트 거주자는 "공시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라서 개인적으로 의견접수를 했는데 국토부에서 받아줄지는 모르겠다"라며 "겨우 내 집 마련해서 오래 살려고 하는데 세금을 이렇게 올리면 어떡하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세종시민은 "이번에 공시가격 오른 것에 놀라다 못해 기겁을 했다"라며 "실거주 목적인 1주택자에게까지 세금을 물려야 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인터넷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와 관할 시·군·구청,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이의신청을 받은 뒤 이를 고려해 다음 달 29일 올해 공시가격을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2021년 3월 25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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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한달새 10억 오락가락, `정부 믿을수 있나` 불신 커

모든세금 부과기준인데, `깜깜이 산정방식` 논란

해당지역 도시계획도 모르고 집값 산정

 

 

  공시가격은 정부가 부르고 매기는 게 결국 ``일까. 정부가 작년 1219일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예정공시가격`을 발표한 후 주민의견 청취과정에서 급격한 공시가 인상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최종 발표에서 10억원 이상씩 가격을 고친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 다수 지역에선 조사직원들이 지역의 용도규제 등 주택 특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산가격을 부실하게 매긴 사실도 확인됐다. "이의신청 기간에 바로잡았으니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며칠 만에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가격만큼 요동치면서 가격 산정 과정은 물론 정부에 대한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공시가 현실화 방향은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정작 납세자에겐 `깜깜이`나 다름없는 공시가 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정확성부터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한국감정원의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공표된 2019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2018년 공시가격이 156000만원이던 연남동 A주택은 사전 통보에서 406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오른다는 통지서를 받았으나, 이의신청을 한 결과 303000만원의 가격을 받아 들었다. 역삼동 B주택의 경우에도 당초 통보액은 2018143000만원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40억원이었으나 25일 조회 결과 이보다는 63000만원 낮은 337000만원의 통지서를 쥐게 됐다.

 

 

  작년 259000만원에서 올해 예정가격이 839000만원으로 220% 급등이 예고됐던 역삼동 다른 다가구주택의 경우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무려 19억원의 공시가격이 줄어들었다. 작년 공시가격이 143000만원이었는데 올해 예상액 379000만원을 통보받았던 성수동1C단독주택 역시 10억원가량 낮은 27억원의 가격을 통보받았다. 성수동의 또 다른 단독주택 역시 올해 예정공시가격이 352000만원으로, 지난해 155000만원에서 127.10% 인상을 예고했지만, 최종 가격은 27억원으로 결정됐다. 이처럼 당초 예정공시가격과 25일 고시한 발표가격 격차가 10억원씩 나면서 정부의 공시가격 산정 관련 절차가 주먹구구식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모든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것이 공시가격이고, 그중에서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다른 일반 주택들의 가격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되는데 제대로 된 행정이 맞느냐는 지적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연남동 주택을 비롯해 일부 주택의 최초 가격 공시 과정에서 개발용도가 한정된 물건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오류가 있었다""검증을 통해 최대한 실제 가치에 부합하도록 수정하다 보니 가격이 일부 크게 변동된 사례가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공시가격이 낮아져도 이들이 올해 부담할 보유세 액수는 동일하다. 매일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팀장의 도움을 받아 이의신청 전후 금액으로 올해 보유세를 계산해본 결과 공시가격은 6~10억원 낮아졌지만, 이들 주택 소유주들이 당장 올해 내는 세금은 세부담상한선 150%에 걸려 이의신청 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약 500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했던 연남동 A주택 소유주는 올해 750만원을, 작년 442만원을 냈던 역삼동 B주택 소유주는 올해 660만원가량을 내게 된다. 우 팀장은 "당장의 세금은 세부담 상한 50% 때문에 변화가 없지만 이렇게 이의신청을 하고 받아들여져 가격을 낮춰놓으면 매년 급증하는 세금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남동 A주택 소유주 가족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집을 팔고 싶은데 팔리지 않는 데다 양도세도 많이 내야 하고 여러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현재와 같은 대가족이 살 만한 아파트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수십억 원씩 공시가격이 `고무줄`인 양 요동친 배경에 대해 감정평가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먹구구식 공시가격 산정시스템을 지목한다. 현재 정부와 한국감정원은 땅에 공시지가를 매기는 땅인 표준지만 `조사·평가`하고 주택은 모두 `조사·산정`하고 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사·산정`은 비용 절감을 위해 감정평가사가 아닌 감정원 직원이 공시가격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쉽게 말해 비전문가가 주택의 공시가격을 매기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에 공시지가는 감정·평가하도록 되어 있고 주택은 조사·산정토록 되어 있다""법률에 맞춰 조사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정 교수는 "감정평가는 주변 거래 사례를 비교하는 거래사례비교법, 임대료 수익 등을 평가하는 수익환원법, 표준건축비나 부대비용으로 자산가격을 정하는 원가법 등을 활용하는 반면, 감정원이 하는 조사·산정 방식은 거래사례비교를 중심으로 한다""정확성이 어느 쪽이 높을지 짐작으로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단독주택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드물기 때문에 주변 거래가 없는 지역의 경우 가격 산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매년 표준단독주택 가격의 조사·산정에는 감정원 소속 조사자 44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명 정도는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지만 나머지는 비자격자다. 정 교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의회에 나가 감정평가사들이 감정평가 과정을 직접 설명하고 그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납세자의 주택을 비자격자가 산정하도록 하지 않는다. 감정평가를 하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2019125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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