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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후분양 도입안 곧 마련" 공공용지 우선공급 등 인센티브, 부실시공 업체는 선분양 차단

정치권선 `원가공개`까지 압박우원식 "부동산 불패 마침표"

공급위축·가격인상 역효과 우려

국토부 신년 정책추진 계획 발표

 

 

  정부가 강남 집값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민간 후분양제 도입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자발적으로 도입하는 사업자에 대해선 공공택지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부실시공 등 문제 사업자의 경우 '징벌적 후분양'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선 참여정부 시절 시도했던 민간아파트 분양가 공개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투기·고분양가와 총력전을 선언했다. 분양권 전매와 고분양가를 차단해 시장 과열을 막아보겠다는 계산이지만 오히려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18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공공 부문의 단계적 후분양제 시행과 함께 민간 부문의 후분양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후분양제는 건설사가 주택을 어느 정도 지은 뒤 입주자를 모집하는 주택 공급 방식이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현장에 가보면 부실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간접비를 줄이기 위해 날림 공사를 하는 등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후분양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부실시공 차단 목적을 내세웠지만 내심 정부가 노리는 또 다른 효과는 분양권 전매 차단이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선분양제는 분양권 매매로 인해 입주 시점에 가격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되레 실수요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며 "투기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주택의 경우 2~3월 중 후분양을 우선 적용하는 시범단지를 발표하고 차차 도입을 늘려갈 계획이다.

 

  민간의 경우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인센티브'를 통해 후분양으로 유인하기로 했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공공택지를 후분양제 시행 건설사에 우선 배정하는 것을 비롯해 건설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등 여러 가지 유인책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근뿐 아니라 '채찍'도 동원한다. 부실시공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거나 벌점이 일정 기준 이상인 건설사 등에 대해선 선분양을 제한하기로 했다. 김 정책관은 "벌점 수준에 따라 분양 시기를 늦추는 등 단계적 후분양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오는 3월 이런 내용으로 후분양제 도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후분양제 논의는 2월 임시국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후분양제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과 여당 의원들은 이번 국회에서 법안 심사 순서를 바꿔서라도 후분양제 도입을 결론짓겠다고 벼르고 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후분양제 도입과 함께 추진됐지만 도입에 실패했던 '분양가 원가 공개' 압박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정부·여당은 보유세 인상과 분양원가 공개 등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부동산 불패 신화에 마침표를 찍고 주택을 투기가 아닌 주거 수단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도입된 원가 공개는 현재 공공택지 내 공공·민간아파트의 경우 12개 항목을, 민간택지 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7개 항목을 공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민간주택 분양원가 공개는 사라졌다. 우 원내대표의 말은 분양가상한제 여부에 상관없이 민간아파트에 대해 모두 원가 공개를 하거나 현재 7개 항목뿐인 공개 항목을 늘리는 등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분양제를 통해 부실시공 등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정부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일시적 인센티브보다는 사업자나 수요자 입장에서 후분양제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사업자에게는 중도금을 대체할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사업 기간 중 주택 경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필요하고 수요자에게는 주택 구입 비용을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으로 마련하고 부족한 부분은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갑작스러운 후분양제는 대기업과 중소중견사 간 양극화만 유발하고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집값을 잡는 데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원가 공개는 다른 어떤 산업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제도를 건설산업에만 도입하는 것은 사회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2018131 매일경제 기사 참조)

 

 

 

 

 

 

 

 

  지난 정권 후반기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주택 후분양제가 공공분양주택을 시작으로 본격 도입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주택 후분양제 시행 여부를 묻는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후분양제의 장점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단계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공공분양주택부터 후분양하도록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선 급격한 산업화로 주택 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공 재원이나 건설사업자 자금력은 부족했던 탓에 금융시장 수준이 떨어졌던 1970년대부터 선분양제가 자리 잡았다. 수분양자는 사업자의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건축 기간에 발생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가 과열되면서 선분양제가 공급과잉 및 주택 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해결책으로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선분양이나 후분양이 의무화된 것은 아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10년 전부터 모든 공공분양아파트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후분양제를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 선진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택 정책 수장인 김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후분양제 도입을 선언함에 따라 향후 주택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후분양제는 많은 장단점이 공존하는 데다 주택경기에 따라 장점이 단점으로 변할 수도 있다. 소비자는 어느 정도 완공이 된 상태에서 분양을 신청하기 때문에 건설사와 부실시공 문제로 다툴 여지가 작아진다. 또 아파트 단지의 층, 향을 확인하고 분양 신청을 할 수 있어 선분양에서 행해지던 '깜깜이 분양'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후분양제가 잘 정착되면 수요자 입장에선 알 권리도 확보되고 품질을 확인한 후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규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조합 등 시행사는 선분양제하에서 일반분양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형태로 받던 공사비를 모두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나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후분양제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까지는 분양 리스크로 인한 신규 분양 물량 감소가 예상되고 단기간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자금 지출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자금조달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선분양제에선 계약금, 중도금, 잔금 형태로 나눠 냈지만 후분양제에선 한꺼번에 목돈을 마련해야 해 자금조달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돼 분양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분양시장의 양극화도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입지가 좋은 사업장은 완공 단계에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갭투자 증가로 투기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는 중도금 대출 규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워 소자본으론 분양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전세를 놓으면서 분양대금을 납부할 수 있어 분양가의 20% 내외 자본만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대신 분양권 전매로 인한 주택시장의 투기장화를 막을 수 있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혼란도 완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변 시세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다 보니 분양 웃돈(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도 힘들어질 수 있다. 선분양에 최적화된 현행 아파트 분양시장도 후분양제 도입과 함께 제도적 변화가 예상된다. 후분양제에선 분양보증을 앞세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고분양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 일부 강남 인기 지역 재건축 조합은 HUG의 분양가 상한 제한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후분양제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후분양을 선택한 상태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면 높은 금융비용을 분양가에 전가할 수 없어 조합의 고민은 커질 전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약자들의 청약통장예금과 분양채권 등으로 운영되는 주택도시기금의 대체 재원 마련과 함께 선분양제를 지원하기 위한 공기업인 HUG의 역할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김 장관 역시 전면적인 후분양제 도입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단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20171013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