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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거리자 주부 김 모씨(45)는 지난 주말 서울 송파구 문정동 전용면적 85㎡형 아파트를 시세보다 1000만원 싸게 팔아치웠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시세가 떨어지는 듯해 더 떨어질까 걱정돼서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울 핵심 지역 가운데 한 곳인 강남구 수서동 삼성아파트 전용 85㎡형은 지난해 말 최고 8억35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지금은 1000만~2000만원 떨어져 호가가 8억10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연말 연초 관망세를 이어가던 아파트 매매시장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은 18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15일 기준)가 0.01% 하락하고, 전세금은 0.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것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취임(2014년 7월)하기 직전인 2014년 6월 23일 이후 1년8개월(86주) 만이다. 서울이 85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주택시장 비수기를 맞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7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결국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 분위기는 자못 심각하다. 부동산시장에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남북 관계 냉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염려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가계대출 심사 강화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현시점에서는 불안심리가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물론 겨울철 비수기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나온 한 주간 가격 변동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이날 전국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0.02% 올랐다며 감정원과는 정반대 결과를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조사 전문가들이 실거래가 위주로 조사하면서 왜곡된 수치를 걸러내는 감정원 통계가 부동산중개업소가 제시하는 시세를 기본 데이터로 삼는 KB국민은행 통계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87주 만에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 경기와 인천은 보합세를 이어갔으나 서울이 내림세로 돌아선 데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강남권은 전주보다 0.03%나 떨어졌다. 강남구(-0.07%) 구로구(-0.06%) 영등포구(-0.03%) 서초구(-0.03%)가 줄줄이 내렸다. 강북권에서는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개발 기대로 도봉구만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 하락 반전해 오르내림을 반복 중인 지방도 전주 보합세에서 이번주 0.01% 하락으로 돌아섰다. 급등세를 탔던 제주가 상승폭이 줄고 경남·충북은 하락 전환했다. 아직까지 정부는 신중한 자세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비수기인 데다 대외경제 악영향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라며 "아직 추세적 변화로 보기는 섣부른 만큼 1분기까지 시장 자율에 맡기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2016년 2월 19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은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단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한은 총재가 이날 경기 인식이 종전보다 나빠진 점을 분명하게 언급한 데다 금융통화위원 중에서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나오면서 가까운 미래에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지 못한 가운데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평가를 내린 데 비해 확연하게 경기 인식이 악화된 셈이다. 대외 경제 여건에 대한 표현도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 지역에서는 완만한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다"는 기존 표현에서 "미국과 유로 지역은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한은총재는 이날 "지금의 1.5% 정책금리 수준이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정책적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평가엔 동의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한은총재는 이날 불확실성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져올 부작용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추가 인하에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총재는 "상식을 뛰어넘는 대응을 하는 나라들은 하나같이 기축통화국"이라면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정책 대응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최근 글로벌 시장 움직임에서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교훈도 분명히 얻었다"면서 "통화정책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과 그에 따른 추이에서도 명백하게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부양이 필요한 침체 국면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주요국 마이너스 금리 정책 이후 유럽발 은행권 위기설이 불거지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으로선 섣불리 정책 여력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은총재는 "대외 여건이 워낙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 리스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큰지를 앞으로 판단하겠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금통위 결정에 따라 3~4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유가 하락, 세계 교역량 둔화 등 실물경제 불안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안정에만 초점을 두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소수의견도 나온 만큼 결국 인하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세대 김모 경제학부 교수는 "자본 유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현재 외환보유액만으로는 자본 유출을 방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와의 통화스왑 등을 적극적으로 체결해 자본 유출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2016년 2월 17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글로벌 투자 자금이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서 이탈해 금, 현금 등 더욱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나마 금융상품 가운데 돈이 들어오는 것은 1순위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채권형 펀드 정도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대형위기 때처럼 전 세계 투자 큰손들이 극도로 몸조심하며 보수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4일 글로벌 펀드시장 정보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주식형 펀드에서 409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주식형 펀드 내에선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 336억달러,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73억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 주식형 펀드 투자 지역이 선진국인지, 신흥국인지를 막론하고 투자자의 기피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중 28억달러는 전 세계 채권형 펀드로 유입됐다.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선진국 채권형 펀드에는 77억달러가 유입됐지만,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는 49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식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채권, 그중에서도 더욱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선진국 채권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채권 쪽으로 매수세가 커지고 위험자산은 매도하는 패턴이 나타난다"며 "중국 위안화 절하에 대한 불안에서 시작된 위험 회피 심리가 유가 하락과 미국 경기 모멘텀 악화에 대한 염려가 겹치면서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같은 대혼란기에 수익률이 좋고 강세를 보이는 자산이 바로 금, 달러화, 엔화, 선진국 채권 등 이른바 안전자산이다. 선진국 중에서도 특히 미국 국채 인기가 높다. EPFR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되던 작년 12월 150억달러가 북미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감이 커진 올 들어서는 206억달러가 북미 채권형 펀드로 흘러들어갔다. 6주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10억달러 이상 순유입되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 국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쇼크 때 확인됐듯이 설사 금융위기가 불거져도 믿을 수 있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크다"며 "다음달 초까지 선진국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예정된 이벤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글로벌 자금이 오히려 원자재 쪽으로 흘러가는 듯하다"며 "원자재 중에서는 최근 금 수익률이 유난히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는 지난해 말까지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작년에도 신흥국 주식을 파는 경향이 나타나긴 했지만 선진국 주식은 계속 사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짙게 남아 있었다"며 "올 들어서는 신흥국·선진국 주식을 막론하고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전부 빠지면서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선진국 채권을 향한 '쏠림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마이너스 금리가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정상으로 회귀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다만 통화 완화 정책 성공으로 경제나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고 마이너스 금리 자체가 원래대로 복귀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계속되고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실시한다고 본다면 지금의 마이너스 금리 상태는 이어질 것이고 채권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극단적인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 채권마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2~3주간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지만 채권형 펀드에서도 일부 차익 실현 움직임이 포착됐다. 주식 채권 모두 팔고 현금을 보유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일본이 민간금융사가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예치금)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서 오히려 투자자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코스피가 1900 이하로 내려갔음에도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하락장 속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주식형 펀드의 저가 매수세가 사라진 것이다. 14일 NH투자증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40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이달 첫째주(1~5일)에 3260억원이 감소했으며 설 연휴가 포함된 둘째주에도 944억원이 줄었다. 그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유입되고, 코스피가 상승하면 차익 실현을 노린 환매가 몰려 자금이 빠져나가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저점 매수·고점 환매' 패턴은 하락장을 버티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달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 속에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기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공식마저 깨졌다.(2016년 2월 15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미국의 경기지표와 양적완화 축소 정책의 시기 

 

  미국 경기지표가 갈수록 호전되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부양책인 ‘양적완화(QE)’ 축소 발언이 거세지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 하반기 2.5%로 높아지고 내년엔 3%를 넘을 것이라며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연준은 올 하반기부터 양적완화 규모의 축소에 착수할 수 있고 내년 중반께 실업률이 7%로 떨어지면 양적완화 중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양적완화 축소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연설이 없는 10월에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으며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실업률을 고려할 때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더 가까워졌다며 지난주 열린 FOMC 회의에서 자신이 다른 위원들에게 이번 가을에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양적완화 축소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와 같이 미국내 금융인들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발언이 이어지자 7일 주요국 증시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밀려 전일보다 28.29포인트(1.48%) 하락한 1878.3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이 1,450억원, 기관은 50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576.12포인트(4%) 급락한 1만3,824.94를 기록하며 1만4,000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양적완화 축소는 금융당국이 경기의 침체와 과열을 조정하려는 통화조절 정책이다. 금융시장에 자금의 공급을 줄여 유동성이 떨어지고 금리가 상승하게 되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되므로 고액의 대출자라면 금융부담을 줄이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바야흐로 저금리시대가 저물어가고 고금리시대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