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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세상 속으로

양남 바닷가에서...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어슴프레하게 그어진 수평선 너머가 궁금했던 어린시절 아이처럼 내 시야에 가득차 있는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그리움이 느껴졌다. 한가로이 앉아서 아침 햇살을 쬐고있던 갈매기가 푸드덕 날아 올랐다.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는 해안선에 깊은 골을 만들어 경계를 분명히 하고있었다. 그 바다를 향해서 하나, 둘, 셋... 걸음을 옮겨가며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그 선에서 나는 멈쳐설 수 밖에 없었다. 작고 수많은 돌멩이들이 파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다가 멈추기를 반복, 물기를 머금고 반짝이고 있었다. 내 손안에 들어온 돌멩이들은 저마다 색깔과 모습이 달랐지만 조용히 그저 기다리고 있음이 느껴졌다. 기다림의 미학... 한 선배의 그림 제목이었는데... 오늘아침 나는 오랫동안 잊고있었.. 더보기
경주시 양남의 '해솔래' 해솔래는 경주시 양남 해변로에 위치해 있는, 남편의 오랜 친구가 운영하는 민물장어와 생오리 참숯구이가 전문인 음식점이다. 2년만에 다시찾은 해솔래는 변함없이 정겨운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이틀전 심하게 몸살을 앓아서 이번 여행은 하지 못할것 같았는데,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따라나섰음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동해 바다의 맑은 공기와 푸르름이 가슴을 뻥 뚫리게 했고,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만남은 기쁘고 즐거움이 되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싱싱하고 담백했던 장어의 맛. 살짝구운 김과 파김치, 삭힌 깻잎과 함께 먹었는데 세상 장어의 맛중 최고인것 같았다. 생오리를 구워 소스와 함께 깔끔하게 먹는 맛도 좋았다. 더욱 세련되어진 주인 친구의 섹스폰 연주까지 들으니 일석사조를 누렸다는 생각에 몸살로 다.. 더보기
경주시 양남 바다의 일출 동해 바다에 아침해가 찬란히 떠 올랐다. 운무 때문에 바다에서 직접 솟아 오르는 순간을 볼 수는 없었지만, 겨울 바다의 찬 기운을 열어젖히고 변함없이 아침을 활짝 열었다. 경주시 양남의 누워있는 주상절리에서 맞이한 일출. 누워있는 주상절리는 지하의 뜨거운 마그마가 지상의 약한 틈을 타고 올라오다가 식어서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육각형의 돌기둥 모양들이 바닷가에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2014년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많은 계획들을 떠올리며, 순리대로 잘 이루어지기를 서둘러서 기도했다. 바라보고 바라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언제나 내 맘속으로 다 끌어담을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 바다... 바닷가에 집을 짓고 살게되면 될까? .. 더보기
주천 겨울산에서.. 주천 섬안이강의 산, 눈이 덮인 산위로 쨍하게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잎들이 모두 져버린 겨울산은 바스락 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는듯 했다. 울창했던 숲은 앙상한 가지들로 뒤엉긴채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었다. 생각보다 겨울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노폐물들을 모두 내 보내려는듯 심호흡을 연신했다. 그때 자그마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길을 미끄러지며 달려가니, 흐터진 나뭇가지 사이로 졸졸 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기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겨울 산속에서, 물은 쉬지않고 묵묵히 자기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멍해졌다. 환호성을 질렀다. 메아리가 되어 산속 멀리멀리 퍼질때까지 큰 소리로...... * 왠지 분주함이 느껴지는 12월의 첫 주말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더보기
영월 주천 섬안이강 강원도 영월군 주천, 섬안이강의 깨끗한 물은 천천히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어제 내린 눈으로 주변 산들은 한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올려다 본 하늘은 가을 하늘을 막 벗어난듯한 청량함이 느껴지는 예쁜 하늘이었다. 작고 하얀 구름까지......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졌는 이 곳에 오게되면 아늑함과 정겨움이 나를 반기는것 같다. 오염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투명하게 펼쳐진 자연 속에서 산소탱크 속으로 온전히 빠져 드는것만 같다. 복잡하고 바쁜 도심에서 늘 마음속에 접어넣고 있었던 그리움이었을까? 이유없는 편안함, 그리고 행복감에 나도 모르게 얼굴에 활짝 미소가 번진다. 자연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것은 그만큼 나이를 먹었음이리라. 나도 청산에 살고 싶어지는 것일까? .. 더보기
광화문 광장의 가을 아침 가을 하늘은 투명함과 선명함 그리고 아름다움이다. 그 무엇으로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드넓음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바라본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광화문... 가을 하늘빛과 조화를 이루어 또하나의 멋진 그림이 되어 내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상쾌함이 가득한 아침이었다~~^^* 더보기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시들.. 광화문 광장은 문화의 달 10월을 맞이하여 여러가지 행사로 분주하다. 이미 모두가 시인이 되어 있을 깊어가는 가을날, 광장 주변의 빌딩들도 귀한 시구로 옷을 입고 사람들의 마음에 즐거움을 더 해 주고 있는것 같다. 그렇게 광화문 광장에도 가을이 넘실 거리고 있다~~^^* 더보기
동해 망상의 바닷가 동해 망상에 있는 동해보양온천 컨벤션호텔에서 친구 아들 결혼식을 마치고 구름다리로 연결된 통로를 지나니, 동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철이 지난 바닷가는 한산 했다. 텅 비어있는 모래사장에 찍혀있는 수많은 발자욱들이 지난 여름의 열기를 말해주고 있는듯 했다. 9월의 마지막 주말, 조금은 쓸쓸해진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젊은이들, 그들의 용기와 청춘이 부러워서 잠시 쳐다 보았다. 종일 바라보아도 끝이 없을 바다 이야기를 오늘도 다 담아내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섰다. 만나기만 해도 즐거운 옛 친구들과 동해 바다의 출렁이는 푸른 물결이 함께 어우러져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즐거웠다. 어린아이처럼...... * 어느새 9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월요일,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갈매기살 강원도 태백시 상철암에서 맛보았던 갈매기살. 시장했던 탓도 있었겠지만 맛이 정말 좋았다. 추석 다음날 대부분 식당이 쉬고 있었고, 해산물은 모두들 싫다고 하는등 동해안 도로를 따라 오면서 식사 해결을 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문을 열고 있었던 상철암의 집. 사실 식당의 외관 분위기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일행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가 먹고싶은 된장찌개는 곱창이나 고기를 함께 먹어야 한다고 해서 갈매기살을 주문 했다. 바다 자갈을 달구어서 노룻하게 구워지는 갈매기살. 그런데 그 맛은 일품이었다. 물론 된장찌개 맛도 좋았다. '반전'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잠시 쉽게 생각했었던 미안한 마음에 주인 아주머니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다음에 꼭 다시.. 더보기
영천 호국원 추석 다음날, 친정 아버지의 기일이기도 해서 몇년만에 영천에 있는 호국원을 다녀왔다. 6.25 전쟁당시 경찰로 참전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자손들 힘들게 하지 않으시겠다고 어머니와 함께 사후를 호국원으로 정해 놓으셨다. 탁트인 공간과 맑은 공기, 햇살도 따사로운 드넓은 호국원, 호국원을 꽉 채운 비석들... 그옛날 조국을 위해서 전쟁터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싸웠었고, 그래서 지켜낸 조국땅에서 열심히 살다가 모두들 고인이 되셔서 이곳으로 다시 모이신것 같았다. 고개숙여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었다. 추운 겨울날 보온이 잘 안되는 주택에 살 때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우리방을 따뜻하게 난로불로 덥혀 주셨던 아버지. 어렸을때 잠을 자다가 눈을 떠보면 책상에 불을 밝히고 늘 글을 쓰고 계셨던 아버지. 긴 시간 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