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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사는 이야기

하늘 쨍하고 소리를 낼것같은 겨울 하늘, 차가운 기온이 군더더기들을 모두 얼려버린듯 투명함이 느껴지는 맑은 빛이다. 하늘을 쳐다보는 것은 여유로움일까? 그동안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살아온것 같다. 한 때는 담장안에 꽃들이 피고 지는것도 염두에 두지않고 무심히 지낼 때가 많았었으니까... 요즈음 나는 하늘 쳐다보기를 좋아한다. 하늘은 나에게 무언이지만 많은 것을 준다. 쓸쓸함이 느껴질 때는 마치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는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많은 이야기를 하늘 향해 내레이션처럼 중얼 거린다. 그리고 과감히 셔터를 눌러댄다. 하늘은 오늘도 변함없이 내 친구이니까~~^^* * 어느새 12월도 중반을 달리고 있네요. 건강하고 행복한 한주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우정의 과메기 2년전 여름 폭염이 한참일때, 포항에 살고있는 남편 친구 가족이 서울 여행을 왔다가 연락을 했다. 긴 줄을 기다려 우리동네 서촌의 대표 먹거리인 '토속촌'에서 삼계탕을 먹었다. 한낮에는 거리를 걷는것조차 힘겨운 때였지만, 경복궁 영추길과 청와대, 광화문 광장, 그리고 청계천으로 함께 산책을 했었다. 마지막에는 카페에서 냉음료를 마시며 힘들어 했지만... 그 친구가 고마웠던지 포항 구룡포의 대표 음식 과메기를 택배로 부쳐왔다. 과메기는 손질이 잘 되어 있었고, 배추, 미역 등 모든 재료가 함께 들어 있어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요즘 정말 편리하게 판매가 되고 있음에 나로서는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냉장고에 있던 배만 채로 썰어서 상을 차렸다. 애주가인 남편은 소주와 과메기를 먹으며 좋아했다. 친구의 감.. 더보기
하얀 아침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새 눈이 내려서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서울에 첫눈은 내렸었지만, 이렇게 눈이 쌓일 정도로 많이 내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창문을 활짝 열고 방향을 바꾸어가며 셔터를 눌렀다. 눈 앞에 펼쳐진 하얀 세상의 아름다움에 잠시 푹 빠졌다. 출근길이 어려웠을 가족들에게 조금 미안하기는 했지만~~~^^* 더보기
눈속의 파란싹 눈덮인 주천산. 양지쪽은 따뜻한 햇볕에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무에서 떨어져 쌓여있는 갈색 소나무 잎들, 그 사이로 파란 싹들이 보였다. 마지막 남은 가을의 안간힘일까? 아님 겨울을 씩씩하게 이겨가고 있는걸까? 생명의 강인함에 마음을 모아 박수를 보냈다. 작은 일에도 힘들어 하고, 조그마한 손실에도 안타까워 하며 편하고 쉬운 길을 찾아 나서려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강인한 의지와 인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의 성실함을 내 머리속 수첩에 새겨 넣었다. 이미 내 생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 살아가고 있을 나, 오늘을 성실하게 잘 살아가야 겠다고 매번 하던 다짐을 다시한번 굳게 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 앞에 공평하게 펼쳐져있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건 나의 몫이니까~~~^^* 더보기
50일 미사를 마치고... 50일 미사를 마치고... 어머님께서는 오랜 시간동안 편찮으셔서 늘 불편함 속에서 생활을 하셨고, 마지막 3개월 동안은 병원 생활을 하시다 돌아가셨다. 어머님께서 떠나시고 난 후 가끔은 공황상태가 생기기도 하는 등 우리의 삶도 많은 울렁증을 만들었다. 뭔가 허전하고, 뭔가 서둘러 해야할 것만 같고...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이제는 편안할거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함께 한 삼십년이란 시간은 순간순간 스치는 후회가 가득이었다. 작은 형상에서도, 익숙한 성가 한 구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늘 미온적이던 남편도 새벽 미사에 빠지지않고 참석을 했다. 작은 정성을 다해서 50일간의 미사를 드리고나니, 조금은 안정감이 생기고 마음의 평화가 생기는것 같다. 그리고 영월 산소에도 다녀왔다. 하얗게 눈이 쌓인 봉래산 기슭,.. 더보기
눈꽃송이 겨울꽃이 피었다. 하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었다. 이제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가을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렇게 겨울은 우리곁으로 자리를 잡았고, 마지막 남은 달력 한장이 허허롭게 느껴질 뿐이다. 숨이 막힐것 같이 무덥다고 투정 부렸던 지난 여름을 그리움으로 뒤돌아 보는 간사한 내 마음이 낯설지 않으니... 가끔은 혹독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아름다운 은세계가 펼쳐질 겨울을 살아가게 되리라. 나에게로 다가오는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기쁘게 받아 드리리라. 그리고 오늘을 열심히 살고 있음에 감사하리라. 겨울이 오면,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세상과 소통할 수 없을만큼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는 산장에서 따듯하게 타오르는 벽난로와 함께 며칠간만 갇혀있고 싶다던 한 선배가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난다. .. 더보기
12월의 첫 월요일 아침에... 하루살이와 메뚜기가 함께 놀았습니다. 저녁이 되어 메뚜기가 "우리 내일 또 놀자!"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내일이 뭐니?" 하고 물었습니다. 메뚜기가 내일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하루살이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메뚜기와 개구리가 함께 놀았습니다. 가을이 깊어져 개구리가 "우리 내년에 또 만나자!"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메뚜기는 "내년이 뭐지?" 하고 물었습니다. 개구리가 내년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주었지만 메뚜기는 통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하루를 살다가 죽는 하루살이가 내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 해를 살다가 죽는 메뚜기가 내년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일과 내년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다만 하루살이의 눈으로는 내일이란 없는 것이고, 메뚜기의 눈으로는 내년이란 없.. 더보기
11월 마지막 주의 월요일 아침 지난밤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많이도 내렸습니다. 오늘 월요일 아침도 흐린 가운데 이슬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함께 불어서 체감 온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11월 마지막 주간은 그렇게 겨울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것 같네요. 겨울 채비를 서둘러야 할것 같습니다. 움츠려지기 쉬운 날이지만, 어깨를 활짝 펴고 활기차고 건강한 11월의 마지막 한주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오버로크 미싱 우리집에 새 기계가 늘었다. 딸아이는 시간을 쪼개서 배우는 미싱이 정말 재미가 있다며, 작은 시간의 여유만 생기면 그리고 자르고 박기에 열중하더니, 오버로크용 미싱까지 질러 버렸다. 바쁘기도 하지만 얼마나 사용 하겠다고 전문성이 있는 기계까지 사느냐는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책상에는 두대의 미싱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말았다~ㅎㅎ 첫번째 작품으로 오빠의 취미생활인, 야구복 바지 밑단을 줄였다. 바지 밑단을 자르고 오버로크로 박았는데, 제법 그럴듯하게 완성 되었다. 그리고 다시 접어서 밑단을 박았는데, 삐뚤 거리는 재봉선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아직은 초보티를 벗어나지 못함이었다. 바느질에 소질이 없는 나는 조금 신기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집에 필요한 소품들과 간단한 홈웨어를 조금 더 배워서 자신.. 더보기
바보 엄마 핸드폰 앨범을 뒤적이다가 오래전 딸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세수를 하고 같이 누워서 얼굴에 팩을 붙이고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도 나누었다. 역시 딸이 있어야 한다고 아들만 있는 친구에게 신나게 자랑질을 했었는데... 요즘 바쁘다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시간도 없단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곁에서 떠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작은 서운함도 생기지만, 시간에 쫓기며 동동 거리는 아이의 건강 걱정이 앞서고, 열심히 사는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고, 그래서 또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고 마는 나는 바보 엄마임이 확실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