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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

주천 겨울산에서.. 주천 섬안이강의 산, 눈이 덮인 산위로 쨍하게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잎들이 모두 져버린 겨울산은 바스락 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는듯 했다. 울창했던 숲은 앙상한 가지들로 뒤엉긴채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었다. 생각보다 겨울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노폐물들을 모두 내 보내려는듯 심호흡을 연신했다. 그때 자그마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길을 미끄러지며 달려가니, 흐터진 나뭇가지 사이로 졸졸 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기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겨울 산속에서, 물은 쉬지않고 묵묵히 자기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멍해졌다. 환호성을 질렀다. 메아리가 되어 산속 멀리멀리 퍼질때까지 큰 소리로...... * 왠지 분주함이 느껴지는 12월의 첫 주말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더보기
50일 미사를 마치고... 50일 미사를 마치고... 어머님께서는 오랜 시간동안 편찮으셔서 늘 불편함 속에서 생활을 하셨고, 마지막 3개월 동안은 병원 생활을 하시다 돌아가셨다. 어머님께서 떠나시고 난 후 가끔은 공황상태가 생기기도 하는 등 우리의 삶도 많은 울렁증을 만들었다. 뭔가 허전하고, 뭔가 서둘러 해야할 것만 같고...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이제는 편안할거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함께 한 삼십년이란 시간은 순간순간 스치는 후회가 가득이었다. 작은 형상에서도, 익숙한 성가 한 구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늘 미온적이던 남편도 새벽 미사에 빠지지않고 참석을 했다. 작은 정성을 다해서 50일간의 미사를 드리고나니, 조금은 안정감이 생기고 마음의 평화가 생기는것 같다. 그리고 영월 산소에도 다녀왔다. 하얗게 눈이 쌓인 봉래산 기슭,.. 더보기
눈꽃송이 겨울꽃이 피었다. 하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었다. 이제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가을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렇게 겨울은 우리곁으로 자리를 잡았고, 마지막 남은 달력 한장이 허허롭게 느껴질 뿐이다. 숨이 막힐것 같이 무덥다고 투정 부렸던 지난 여름을 그리움으로 뒤돌아 보는 간사한 내 마음이 낯설지 않으니... 가끔은 혹독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아름다운 은세계가 펼쳐질 겨울을 살아가게 되리라. 나에게로 다가오는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기쁘게 받아 드리리라. 그리고 오늘을 열심히 살고 있음에 감사하리라. 겨울이 오면,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세상과 소통할 수 없을만큼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는 산장에서 따듯하게 타오르는 벽난로와 함께 며칠간만 갇혀있고 싶다던 한 선배가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난다. .. 더보기
12월의 첫 월요일 아침에... 하루살이와 메뚜기가 함께 놀았습니다. 저녁이 되어 메뚜기가 "우리 내일 또 놀자!"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내일이 뭐니?" 하고 물었습니다. 메뚜기가 내일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하루살이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메뚜기와 개구리가 함께 놀았습니다. 가을이 깊어져 개구리가 "우리 내년에 또 만나자!"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메뚜기는 "내년이 뭐지?" 하고 물었습니다. 개구리가 내년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주었지만 메뚜기는 통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하루를 살다가 죽는 하루살이가 내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 해를 살다가 죽는 메뚜기가 내년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일과 내년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다만 하루살이의 눈으로는 내일이란 없는 것이고, 메뚜기의 눈으로는 내년이란 없.. 더보기
영월 주천 섬안이강 강원도 영월군 주천, 섬안이강의 깨끗한 물은 천천히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어제 내린 눈으로 주변 산들은 한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올려다 본 하늘은 가을 하늘을 막 벗어난듯한 청량함이 느껴지는 예쁜 하늘이었다. 작고 하얀 구름까지......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졌는 이 곳에 오게되면 아늑함과 정겨움이 나를 반기는것 같다. 오염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투명하게 펼쳐진 자연 속에서 산소탱크 속으로 온전히 빠져 드는것만 같다. 복잡하고 바쁜 도심에서 늘 마음속에 접어넣고 있었던 그리움이었을까? 이유없는 편안함, 그리고 행복감에 나도 모르게 얼굴에 활짝 미소가 번진다. 자연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것은 그만큼 나이를 먹었음이리라. 나도 청산에 살고 싶어지는 것일까? .. 더보기
통일염원 음악회 리멤버 지난 월요일(2013. 11. 25) 오후 7시 코엑스 오디토리움 대극장에서 열린 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휴전이후 60여년, 어느새 실향민은 4세대로 이어지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운 고향, 어머니 사랑, 그리고 나의 조국을 위함을 후계세대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다른 세대를 공감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다음 세대를 이해하고 소통의 장을 만들어 보고자하는 취지의 음악회였다. 물론 나는 실향민은 아니었지만, 분단국인 우리나라의 현실과 가까운 곳에 있지만 갈 수 조차 없는 그분들의 애뜻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KBS 이지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음악회는 여러 가수들과 비보이 공연, 시낭송, 오케스트라 연주등 라는 세 장르로 이어졌다. 1세대는 남보원에게 2세대는 노사연에게 3,4세대는 부활.. 더보기
'꿈꾸는 다락방' 서문.. 별처럼 빛나는 젊음의 때에 꿈을 믿는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그러나 그보다 더 위대한 일은 인생의 황혼 무렵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네 나의 꿈은 이루어졌노라 - 서문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라는 물음으로 끝을 맺는 지금이 인생의 어디쯤일지라도, 꿈과 희망은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자신의 꿈에 당당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11월 마지막 주의 월요일 아침 지난밤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많이도 내렸습니다. 오늘 월요일 아침도 흐린 가운데 이슬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함께 불어서 체감 온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11월 마지막 주간은 그렇게 겨울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것 같네요. 겨울 채비를 서둘러야 할것 같습니다. 움츠려지기 쉬운 날이지만, 어깨를 활짝 펴고 활기차고 건강한 11월의 마지막 한주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오버로크 미싱 우리집에 새 기계가 늘었다. 딸아이는 시간을 쪼개서 배우는 미싱이 정말 재미가 있다며, 작은 시간의 여유만 생기면 그리고 자르고 박기에 열중하더니, 오버로크용 미싱까지 질러 버렸다. 바쁘기도 하지만 얼마나 사용 하겠다고 전문성이 있는 기계까지 사느냐는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책상에는 두대의 미싱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말았다~ㅎㅎ 첫번째 작품으로 오빠의 취미생활인, 야구복 바지 밑단을 줄였다. 바지 밑단을 자르고 오버로크로 박았는데, 제법 그럴듯하게 완성 되었다. 그리고 다시 접어서 밑단을 박았는데, 삐뚤 거리는 재봉선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아직은 초보티를 벗어나지 못함이었다. 바느질에 소질이 없는 나는 조금 신기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집에 필요한 소품들과 간단한 홈웨어를 조금 더 배워서 자신.. 더보기
바보 엄마 핸드폰 앨범을 뒤적이다가 오래전 딸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세수를 하고 같이 누워서 얼굴에 팩을 붙이고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도 나누었다. 역시 딸이 있어야 한다고 아들만 있는 친구에게 신나게 자랑질을 했었는데... 요즘 바쁘다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시간도 없단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곁에서 떠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작은 서운함도 생기지만, 시간에 쫓기며 동동 거리는 아이의 건강 걱정이 앞서고, 열심히 사는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고, 그래서 또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고 마는 나는 바보 엄마임이 확실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