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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아름답다고? 시는 아름답다고? 진란 꽃을 꽃답게 쓰면 이미 꽃이 아니라고 나비를 나비답게 쓰면 이미 나비는 죽은 것이라고 투미한 잔소리들이 성가시게 몰려들었다 꽃에게 물었다 어떻게 피는가 나비에게 물었다 어떻게 나는가 그들은 내게 물었다 넌 왜 사는가 우멍거지의 귀가 부끄러웠다 심장에 알러지가 꼼지락거렸다 붉고 더 붉게 봄이야 소리 내어 부르면 가려웠다, 몹시 한 권의 꽃들이 한 권의 나비들이 한 권의 빗물이 그리고 또 한 권의 바람이 휘잉 접힌 돌확 속으로 말려들어 갔다 사월 내내 잎새들이 가지를 흔들어댔다 꽃샘이 뿌리에 담금 질을 해대었다 이름의 무게를 재며 사내들은 시를 부렸고 그 앞에서 여자들은 화들짝 번들거렸다 꽃잔치에 멀미를 일으키며 달아나는 임대버스에게 술에 취한 나비들이 시덥잖게 물었다 저 길이 뒤집어.. 더보기
What for? What for? 하얀 안개의 새벽 거리엔 봄이 자리를 잡았다 도시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흩어져 가는 어둠 조용히 내리는 이슬비 완벽한 조화로움에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가슴속으로 느끼던 아름다운 이미지 한컷...... 얼마만의 조우이던가? What for? 새벽미사 내내 머리를 맴돌았고 아마도 종일토록 떠나지 않을것 같던 무거웠던 질문...... 꽁꽁 잠궈두었던 빗장을 열었다 포기하지 못했기에 놓아버리지 않았기에 짊어지고 있던 무게들이 이슬비 내리는 옅어지는 어둠속에서 손을 흔들었다 많은 의미들을 부여잡고 있는건 나 스스로 였음을 늘 깨우치듯, 순간에 다시 깨닫고 미소 짓는다 우연처럼 회색하늘 아래로 새 한마리가 날아갔다. 아름다웠다...... What for? 더보기
봄이다~! 부산에서 백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강릉에서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고 아침부터 카톡이 울렸다. 어느새 얇아진 옷과 길어진 햇볕, 겨울 그림자를 걷어내고, 봄이 세상속으로 자리를 잡았다. 찬란한 봄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더보기
오늘 똑같은 생각과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 아인슈타인 - 오늘 아침 다이어리를 펴면서 첫번째 만났던 말. 늘 같은 생각, 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과하지 않고 적정하게 여유를 찾아드는 정도가 무엇인지...... 나의 삶은 어디쯤일까? 절반을 훌쩍 넘겼을 지금,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헤아려진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쉽게 보내버렀던 많은 시간들...... 내게 주어지는 앞으로의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에 다시 끄덕인다. 산만하게 흩어졌던 주위를 정비하며, 며칠후 똑같은 후회를 하게 될지라도, 좀 더 의미를 부여하며 한걸음씩 걸어가리라고 다짐을 한다. 봄은 이미 가까이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더보기
꼬마야 꼬마야 울고 있구나 그렇지......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모습이 조금 달라졌겠지만 시간은 변함이 없는거란다 작은 시련과 아픔을 겪고나면 진정한 삶의 깊이를 느낄 수가 있더라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진리를 아는 사람만이 희망을 만난다 꼬마야 많이 울어라 네가 흘린 눈물만큼 아름답게 성숙할거야 세상 속 저만치에 이미 봄은 반짝이고 있구나 더보기
옜다~~봄!!! 카톡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부산 사는 친구였다. "옜다~~봄!!!" 아파트 주변에 갖가지 동백꽃이 피었다고 서둘러 봄을 알려 주었다. 남쪽 지방의 꽃소식과 함께, 봄은 어느새 우리 곁으로 와 있었다. 꽃샘추위가 잠시 우리를 주춤이게 할 수는 있겠지만, 따뜻하게 피어날 봄을 막을 수는 없다. 겨울의 긴 장막을 걷어낼 때이다. 이제 봄이다~!!! 더보기
봄...기다림... 무심히 지나가고 있는 오늘, 2017년 2월도 후반을 달리고 있다. 나이 수 만큼의 속도라고 하더니, 시간의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세월을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겨울이 주춤거린다. 봄기운이 조금씩 냉기를 밀어내고 있다. 아직은 차가움이 크게 느껴지는 겨울의 언저리지만, 봄이 가까이로 다가서고 있음이 느껴진다. 오랜 기다림...... 예쁘게 꽃이 피고 나비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세상가득 얼어붙은 마음들을 모두 녹여줄 따뜻한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더보기
우리집 살구 살구 수확. 살구 알이 조금 잘기는 했지만 풍년이다. 한알한알 살구를 따고 주으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15여년을 함께 살아 오면서 하얗고 예쁜 꽃을 피워 봄을 알려 주었고, 한여름이면 변함없이 달콤하고 상큼한 열매를 주었던 살구나무...,,,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왠지 쓸쓸하고, 허전하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했다. 이제 곧 우리집은 신축을 하게 된다. 감나무, 대추나무, 나무들 모두모두에게 미안함과 섭섭함이 가득이다. 자상스럽지 못한 나였음에 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욕심을 내서 살구효소와 살구주를 담았다. 나머지 살구들은 집주위 이웃분들과 나누어 먹어야 할 것 같다. 문득 쳐다 본 하늘, 나뭇가지에 살구 한 알이 외롭게 남아 달려 있었다. 왠지 짠한 마음...... 살구가 마지막까지 우리집을 지킬것 같다. 더보기
꽃비 꽃비 박미산 그녀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을 때 물빛에 파닥이는 옛집을 보았네 우산을 쓴 푸른 저녁은 가만가만 노래하고 수만 개의 꽃잎이 수면을 더듬으며 강가로 내려오네 곧 돌아온다던 그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네 계곡을 끼고 절벽을 돌아 산을 넘네 꽃비 쏟아져 내리는 마당에서 합환화를 담는 그녀가 보이네 후두두 굵은 빗방울이 나를 깨우네 만천화우가 쏟아지는데 그녀에게서 한 걸음도 못 빠져나온 나는 꽃잎들이 밀리고 밀려서 서로 짓밟는 걸 보았네 그녀가 나를 건너는 방식이네 - 박미산 2006년 으로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 고려대, 디지털대 출강 서촌 필운대로에 문학카페 운영중. 봄이 익숙해 지는 시간, 더위가 급하게 따라온다. 그렇게 과도기 4월은 휙 지나가고 있다. 5월은.. 더보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시인 박미산. 서촌 필운대로에 이른 봄부터 서둘러 문학의 향기를 피울 작은 둥지를 마련하기 시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