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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세상 속으로

백마강의 변신은 황포돛배를 띄우고

- 백마강에서 황포돛배를 타고 3천 궁녀의 넋을 달래다

  지난 10월 29일(토) 백제의 고도 충남 부여군을 다녀왔다. 그동안 찌든 마음을 정화시키고자 며칠 동안 고민하여 결정한 여행이었다. 출발 전에 비가 내렸으나 우리들의 여행을 환영이라도 해 주려는 듯 서울을 벗어날 즈음 비가 그쳤으며 우리를 실은 버스가 고속도로위를 질주할 무렵 버스내 방송시설을 통하여 ‘백마강 달밤에’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1.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백제의 고도 부여로

  서울은 돈만 있다면 참 살기가 편리한 곳이다. 그만큼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추어 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시끄럽고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내 공기는 신선했다. 내가 가끔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은 맑고 신선한 공기 때문이다. 시골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신선한 공기의 맛, 오늘 부여에서 마음껏 마시고 오리라 마음 먹었다.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접어들자 차량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정체되기 시작했다.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교외로 나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나온 것이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관광버스도 엄청나게 많다. 천안을 지나자 소통이 조금 빨라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더 달린 후 우리는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기위해 알밤으로 유명한 정안휴게소에 들렸다. 이미 정안휴게소는 많은 차량과 인파로 포화상태였다. 여성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늘어선 줄은 끝이 안 보일 정도다. 어떤 강심장의 여성관광객은 급한 나머지 남성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휴게실 화장실의 남녀간 배분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

2. 백마강의 변신은 황포돛배를 띄우고

  우리를 태운 버스는 금강 살리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백마강의 백제보에 도착했다. 과거 내가 보았던 백마강이 아니었다. 잘 가꾸어진 강변과 수로는 또 하나 부여의 명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강을 가로지른 백제보는 4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보위에 세워진 4개의 수문은 계백장군의 말안장을 본뜬 형상이라고 한다. 백제보가 만들어 짐으로써 수로를 이용한 수상교통과 관광객 유치가 가능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고 한다. 한강의 지천정도에 불과했던 백마강이 변신을 한 것이다.


  백제보 관람을 마치고 황포돛배를 타기위해 구드레 선착장에 도착하니 선착장은 이미 많은 관광객들로 포화상태다. 금강살리기 사업을 하기 전에는 수심이 얕아 배를 운행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수심이 5m 정도에 이르고 강폭이 넓어져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약 5억원 정도인 황포돛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 백제보까지 간 후 되돌아오는 도중 낙화암을 만났다.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패하고 멸망할 때 3천 궁녀가 투신했다는 낙화암, 낙화암 정상을 쳐다보며 3천 궁녀의 넋을 달래는 묵념을 올렸다. 이어 도착한 곳이 3천 궁녀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부소산 절벽 중턱에 세원진 고란사다. 고란초로도 유명한 고란사관람을 끝으로 우리는 다시 환속하기 위해 서울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