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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늘어난 미분양 주택, 부동산 침체 신호가 아니라는데.......

 

 

  미분양 주택 수가 두 달 연속 급증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1512가구로 전월에 비해 2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3만2221가구)에 비하면 2개월 새 91%나 급증한 셈이다. 가격이나 거래량도 둔화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과 연초 중국 경제 위축 여파로 낙관적이던 주택시장 분위기는 이런 지표 해석을 두고 혼란스럽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 전망을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과연 이런 지표들은 주택시장 전망에 새로운 신호가 될까. 기존 예측을 수정해야 하는 것일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네이트 실버는 그의 저서 '신호와 소음'에서 예측이 실패하는 것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넘쳐나는 소음성 정보(유용하지 못한 정보)와 시장의 선입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우리나라 주택시장 주요 지표 해석에서도 이런 소음과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사실 시장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 6만1512가구는 아직 장기 평균(7만1000가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분양 주택 증가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분양시장을 한번 되짚어보자. 지난해 신규 분양 주택은 약 52만가구로 사상 최대 물량이었다. 10%만 미분양으로 남는다고 가정해도 미분양 주택은 전년 말보다 5만가구 이상 늘 수도 있었다. 실제론 전년 말에 비해 2만가구 늘었다. 전국 기준 초기 분양률(분양 개시 후 6개월까지 분양률)이 90%, 지방 광역시는 99.7%로 사실상 작년에는 분양 개시 후 6개월 안에 판매를 완료했다. 분양권 전매량도 사상 최대로 유통 속도가 빨랐다


  최근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것은 물량에 대한 부담과 판매 속도가 더뎌진 데 따른 현상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좋았던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인 셈. 미분양 주택은 앞으로 6개월 안팎까진 다 소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해도 우리 시장은 조금이라도 둔해지면 곧 침체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다. 과거 학습효과도 있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커 경기변동에 따른 마찰적 현상을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다. 주택시장 주요 지표가 지난해처럼 계속 호황을 누린다면 지표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것이야말로 향후 시장 침체 골을 깊게 할 수 있는 위험 신호다. 최근 시장 지표를 해석할 때 너무 단기적인 신호만 보는 것이 오히려 우려되는 대목이다.(2016년 1월 29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