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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사는 이야기

그랜드 선(善)인 우리 어머니~!

친정 집으로 가는 날,

늙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언제 오냐? 보고싶다.라고 표현하지도 못하는 어머니'라는 어떤 광고의 문구처럼,

친정 어머니는 늘 바쁜데 안와도 괜찮다고 말씀 하셨으면서도

현관 입구에서 겉 옷도 걸치지 않으신채 기다리고 계셨다.

순간 가슴이 짠하게 아려왔다.

 

경로당에서 87세인 그랜드 진(眞)에 이어 84세로 그랜드 선(善)인 김봉연 여사님,

바른 경우와 후한 인심 덕분에 경로당에서 인기라고...


본명은 '김분남'이셨는데,

50년전쯤 사시던 시골 면사무소에 불이 났고,

호적 재정리를 하던중,

어머니 이름을 정확히 기억 못하신 아버지께서

급하게 당신의 이름(김연봉) 글자 순서와 한자만 틀리게 바꿔서 등록하시는 바람에

어머니 이름은 자동 개명이 되셨다고 한다.

덕분에 나는 학교 다닐때,

선생님께 부모님 성함을 꼭 재확인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었다.

(부-김연봉, 모-김봉연)


변함없이 단정한 어머니의 프론트,

거울과 수건, 화장품, 달력, 약들,

그리고 늘 하염없이 자식의 소식을 기다렸을 전화기...

거울위에 작은 엽서 그림이 어머니의 숨겨진 예쁜 정서를 말하는 것 같았다.


어디쯤 오는가 확인하시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먹을수 있도록

딸이 가장 좋아하는 김치 만두국를 끓여 준비해 놓으셨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어머니표 김치 손만두,

앞으로 이맛을 언제까지 즐길수 있을지...

만두를 빚으시느라 굽은 허리와 투박한 손길은 또 얼마나 힘드셨을까...

늘 가까이에서 친구가 되어주는 산베이 과자,

껌통에 들어있는 주인공은 보청기,

우리가 약이라고 부르는 소주가 나란히 놓여있어 친근하게 느껴졌다.

 

어머니,

늘 밝게 웃는 모습으로 반겨 주시고, 힘이 되어 주셔서 정말 감사 합니다.

사시는 날까지 많이 아프시지 말고 건강 하세요.

당신이 열심히 살아 온 세상을 저희도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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