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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만기 전 나가는 세입자가 집주인에 이사 시점 일방통보

복비 대신 내주던 관례 사라지고, 세입자 내보내는 `명도소송` 늘어

 

 

# 직장인 A씨(44)는 올해 6월 수도권의 전용 101㎡짜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수했다. 올해 7월 초 전세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세입자 B씨(39)가 더 살겠다는 뜻을 밝혀 2년 만기 재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9월 초 A씨는 B씨에게 `갑작스럽게 직장을 옮겨 이사를 가야 하니 보증금을 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당장 보유한 현금도 없고 자신의 실입주 시기(약 21개월 후)까지만 살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하지만 B씨는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한 뒤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조항을 거론하며 3개월 내로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주인과 세입자 간 사전 조율 없이 곧바로 법 규정에 의거해 퇴거나 보증금 반환을 통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설명한 A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B씨는 새 임대차법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뒤 연장된 계약 기간 내에도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B씨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7월 31일) 이전에 재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갱신청구권 보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은 A씨가 B씨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할 이유가 없다. 임대차법 시행 전에는 전세계약 기간 내 이사를 나가게 되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중개료(복비)를 대신 지불하고 나가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는 이 같은 배려는 고사하고 세입자가 규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대차 3법에 따른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집주인들도 배려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세 만기에 맞춰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 과거엔 서로 이사 날짜를 고려해 한두 달 정도 기간 이내에서 입주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엔 집주인들이 퇴거일을 늦춰주면 전세계약의 `묵시적 갱신`으로 인정될 것을 우려해 칼같이 만기일에 나가 달라고 요청한다. 심지어 계약 만기에 맞춰 집주인이 곧바로 입주할 수 없는 경우라도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을 공실로 두겠다는 집주인들도 있다. 서울 잠실에 전세를 낀 아파트를 소유한 C씨(38)는 내년 말 해외 근무를 마치고 잠실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데 현 세입자 전세 만기가 올해 말이다. 세입자는 내년 말까지라도 거주하길 희망하지만 C씨는 실거주를 사유로 계약갱신청구를 거부하고 1년간 집을 비워둘 작정이다. C씨는 "원할 때 내 집에 못 들어가기보다는 공실로 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세입자 강제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을 고려하는 사례도 많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명도소송 방법과 비용을 알아보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2020년 9월 21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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