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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애(愛)

건강을 지켜준 15년간 계속된 아침운동

- 아침운동, 2012년에도 계속한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희망찬 마음으로 맞이했던 2011년이 또 이렇게 아쉬움만 남기고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보낸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를 어떻게 보낼까하고 밑그림을 그려보곤 했었다. 성격이 모질지 못한 나는 늘 이렇게 고민하고 생각해 보지만 그 결과물의 실행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1. 아침운동으로 맞은 2011, 이제 서산에 걸렸다.

  2011년은 나에게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이루어 놓은 것은 없지만 연초에 계획했던 것들을 어느 정도 실천에 옮겼다는 생각이다. 15년 정도 해온 아침운동의 계속이 그것이다. 매일하는 아침운동이야 연초에 계획한 일은 아니지만 혹시 나이가 들면서 나태해지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침운동 계속하기를 매년 초에 연간목표로 잡는다.

  나는 경복궁 서쪽 인왕산 자락에서 15년 정도 살면서 거의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인왕산 스카이웨이를 걷고, 멘손체조를 하고, 철봉에 메달리고, 허리돌리기를 하는 등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다. 그간 해온 아침운동은 나에게 건강을 지켜주었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해 주었으며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변화를 느끼게 해 주었다.

2. 아침운동은 많은 사람들과 동네의 변화를 알게 해 주었다.

  어쩌다 아침운동을 하지 못하면 그날은 하루 종일 찜찜한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된다. 뭔가 조금 허전하다고나 할까. 아침 5시쯤에 문을 나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 새벽에 일터로 나가는 남녀 10여 분이다. 거의 매일 만나 낮 익은 얼굴이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않는다. 스카이웨이 길에 들어서면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안녕하세요.’를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 고개만 끄떡이는 사람, 입가에 미소만 흘리는 사람 등 인사법도 다양하다. 아침운동시간에 만나 간단하게 인사하며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지만 마냥 정겹기만 하다.

  아침운동을 하며 느낀 또 한 가지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변화. 내가 처음 이곳에 이사 올 때는 단순히 거주목적이었는데 지금은 투자목적으로 바뀌었다. 주택을 매입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재개발계획이 발표되고 부동산 가격은 급상승하였으며 재개발 추진이 몇 해를 끌면서 늦어지자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되어 한옥을 보존하는 쪽으로 개발방향이 바뀌었다.

  그 동안 규제되었던 건축행위가 풀리자 온 동네가 공사판이 되었다. 특히 옛 옥인아파트부지인 수성동 계곡에는 20126월말 완공을 목표로 공원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곳곳에 카페와 공방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북촌의 변화를 잘 알고 있다. 곧 북촌과 같은 변화물결이 이곳으로 밀려들 것이라고 한다. 나는 매일 아침 동네 골목길을 따라 걷는 운동을 하면서 동네의 변화를 덤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매일 새벽에 하는 아침운동, 2012년에도 계속할 것을 마음속으로 약속하면서 우리 동네의 발전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