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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기의 미소

사랑하는 태희 집 안이 휑하다. 녀석이 헤집고 다니던, 너무 좁게 느껴졌던 공간이었는데...... 지난 3월초 딸아이가 미뤄뒀던 대학원 학기를 마치기 위해 우리 집으로 합류 . 외손주 태희가 함께 살고 간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은 엄청난 변화의 시간이었다. 부동산 사무실을 새로 시작 해 적응이 필요한 힘든 시기였고, 잠시 이사나온 조금 좁은 듯한 우리 집에 그렇게 2명의 식구가 늘었다. 뿐만아니라 우리 집엔 다양한 놀이 기구로 가득 메워졌다. 예전엔 유아원에서나 사용하던 다양한 놀이 장난감들을 중고로 잠시 사용했다가 다시 매매하는, 요즘 젊은 엄마들의 넘치는 센스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8개월이 넘어선 녀석은 이유식을 먹었고, 어떤 공간이라도 기어가 호기심을 풀어냈다. 덕분에 집안은 늘 아수라장이었다. 조용하던 우리.. 더보기
꽃비 꽃비 박미산 그녀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을 때 물빛에 파닥이는 옛집을 보았네 우산을 쓴 푸른 저녁은 가만가만 노래하고 수만 개의 꽃잎이 수면을 더듬으며 강가로 내려오네 곧 돌아온다던 그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네 계곡을 끼고 절벽을 돌아 산을 넘네 꽃비 쏟아져 내리는 마당에서 합환화를 담는 그녀가 보이네 후두두 굵은 빗방울이 나를 깨우네 만천화우가 쏟아지는데 그녀에게서 한 걸음도 못 빠져나온 나는 꽃잎들이 밀리고 밀려서 서로 짓밟는 걸 보았네 그녀가 나를 건너는 방식이네 - 박미산 2006년 으로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 고려대, 디지털대 출강 서촌 필운대로에 문학카페 운영중. 봄이 익숙해 지는 시간, 더위가 급하게 따라온다. 그렇게 과도기 4월은 휙 지나가고 있다. 5월은.. 더보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시인 박미산. 서촌 필운대로에 이른 봄부터 서둘러 문학의 향기를 피울 작은 둥지를 마련하기 시작.. 더보기
부산 감천 문화 마을 지난 겨울 부산 마지막 여행지로 다녀왔던 감천 문화 마을, 감천항이 내려다 보이는 작은 산골짜기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밀집해 모여 있었다. 1955년 태극도 신앙촌 신도들이 집단 이주를 하면서 형성된 마을로, 천마산 기슭의 좁은 골목길과 저층형의 옛 주택들이 조화을 이루고 있었다. 부산의 '마추픽추'로 이탈리아의 '친퀘테레'를 닮은 마을, 성냥갑 같은 집들이 레고를 쌓은 것 같다 하여 '레고 마을'이라고도 불린다고 했다. 2009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인 '꿈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사업과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사업으로 환경이 정비되기 시작했고, 벽화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과 같은 문화 마을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좁은 골목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그림들을 만나며 마치 동화 나라에 온 듯 했다. 바다를.. 더보기
부산 동백섬 2005년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동백섬 누리마루, 기념관을 한바퀴 돌아보고 동백섬 해안 산책길을 걸었다. 해운대 바다의 푸른 물결, 동백꽃이 빨갛게 초겨울 꽃잎을 피우고 있었다. 잔잔하게 펼쳐져 있는 해운대 바다, 늘 변함없는 그윽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조용한 백사장, 수많은 발자국위에 떨어져 있는 노란 국화꽃, 잠시 겨울바람을 주춤하게 했다. * 작년 11월 초에 다녀왔던 부산, 소개하지 못한 사진들이 남아 있었네요. 바다와 함게 분위가 정말 좋았던 산책길이었습니다~^^* 더보기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박미산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당신의 어깨 뒤로 태양이 뜰 때 목부용 꽃 앞에 가만히 떠 있네 연둣빛 숨결을 내쉬며 미로를 헤집던 가늘고 긴 부리 이슬 젖은 나뭇잎을 뚫고 세상의 폭포를 지나가네 공중비행하며 세상을 바라보네 결코 지면에 앉는 일이 없지, 나는 맨발로 하늘을 가르는 작은 벌새 온몸이 팽팽해지고 용기가 넘치네 두려움 모르는 나의 날갯짓에 검은 그늘 번뜩이는 매도 떠밀려가고 만다네 나는 지금 꽃의 나날 연분홍 봄을 보며 독도법을 익히리 비바람 천둥번개가 북적거리는데 배 밑에는 짙푸른 여름이 깔려 있네 천변만화의 계절을 갖기 위해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꽃이 있다면 계절의 빰은 늘 환하네 - 박미산 2006년 으로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더보기
수고많으셨습니다^^ 어느새 2015년 마지막 날이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엔 행복한 일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더보기
부산바다 야경 저녁으로 가는 시간 해변은 조용했다. 고요한 바다... 잔잔히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갔다. 광안대교가 멋스럽게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명견 한마리가 바닷물 속에 들어가 날렵하게 뛰어 다녔다. 모두들 신기한 듯 셔터를 눌렀다. 어둠이 내리는 바다 요트에 올랐다. 부산바다의 야경을 본다는 기대로 작은 설레임이 일었다. 돛을 올리고 검은 빛 밤바다의 물결을 헤치며 요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겨울 바람이 조금 차가웠지만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는 광안대교와 해운대 고층 아파트 야경에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에 바빠졌다. 1시간동안 부산바다의 멋진 야경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더보기
부산 황령산 겨울로 들어서는 황령산은 갈색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고즈넉함이 느껴졌다.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올라가는 길이 좋았다. 황령산 정상에 섰을 때 만났던 상쾌함...... 흐린 날씨였지만, 바다와 부산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와 볼 수록 정감과 매력이 느껴지는 부산인것 같다. 황령산 봉수대 낮에는 섶나무와 짐승 똥등을 사용하여 연기로, 밤에는 햇불을 밝혀 신호했다는 옛날 통신시설. 평상시에는 1개, 왜적이 해상에 나타나거나 적이 국경에 나타나면 2개, 왜적이 해안에 가까이 오거나 적이 변경에 가까이 오면 3개, 우리 병선과 접전하거나 국경을 침범하면 4개, 왜적이 상륙하거나 적과 접전하면 5개의 신호를 올렸으며 일기불순으로 전달이 불가능하면 포성이나 뿔나팔, 징 등으로 알렸고 여의치 않을 경우, 봉수군이.. 더보기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부산역에 도착 일행들과 합류 잠시 회포를 나누고, 백운포로 이동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쳤다. 부산 첫일정인 오륙도 스카이워크. 바다를 연모하는 승두말이 오륙도 여섯섬을 차례대로 순산하고 나서 승두말의 불룩했던 부분이 잘룩하게 들어가 선창나루와 어귀의 언덕을 만들었으며,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승두암'이라는 지명을 가지게 했다고 했다. 동해와 남해의 경계지점이기도 한 이곳 승두말에 35M 해안절벽 위 15M의 유리다리를 만들었다. '하늘위를 걷는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오륙도 스카이워크'라고 했다고. 덧신을 신고 조심스럽게 유리다리를 걷는데 나도 모르게 힘이 주어지며 두려움에 긴장을 했다. 확트인 바다위를 걷는 짜릿함, 불어오는 바람을 기분좋게 맞으며 망망대해를 내려다 보니 기분이 상쾌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