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효자 '똘똘한 한채' 어디갔나…6년만에 최강 집값 한파

 

 


 

 

20178·2대책 후 뛴 '똘똘한 한 채', 지난해 9·13대책 뒤엔 기세 꺾여

효자 기대에서 이젠 부담으로 바뀌어, 공급 부족 시장에서 되살아날 수 있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지은 지 10년 됐지만 주택 노후화가 심한 강남권에서 오래되지 않은 집인 데다 24000여 가구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 강남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로 시세가 3.37000만원이 넘는다. 20178·2대책 전 6~7월 매매거래가 32건 이뤄졌다. 8·2대책 후 8월 거래량이 3건으로 급감하더니 9월부터 연말까지 월평균 15건으로 급증했다. 8·2대책 전 실거래가격이 20억원까지 올랐던 전용 84가 대책 후 2억원 가까이 내리더니 12월 말엔 222000만원까지 뛰었다. 이 단지는 지난해 9·13대책 전 7~824건의 거래실적을 보였으나 11월 이후 실거래 신고 건수가 3건뿐이다. 강북지역에서 주택 수요가 많은 마포구의 인기 단지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도 래미안퍼스티지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해 8월 한 달에만 44건 거래됐는데 그 이후는 11월 초를 마지막으로 실거래 신고가 끊겼다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뚫고 집값을 견인하던 똘똘한 한 채가 고개를 숙였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을 달궜으나 지금은 반대로 시장을 급속 동결상태로 이끌고 있다. 똘똘한 한 채는 세금 중과 등으로 다주택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 채로 수요가 몰리는 집을 말한다. 집값 약세에도 쉽게 내리지 않는 안전자산인 셈으로 대개 지역 인기 단지이고 고가 아파트다.

 

 

 

  20178·2대책 후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던 똘똘한 한 채가 지금은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시세 변동을 지수화한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20129(-1.24%) 이후 가장 많이 내렸다(-0.71%). 재건축 시장의 똘똘한 한 채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 실거래가격이 지난해 9181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116억원으로 두 달 새 2억원 내렸다효자 기대를 모았던 똘똘한 한 채가 9·13대책 후 이 됐다. 대개 고가여서 매수자는 대출을 많이 받아 사는데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다보유세가 만만찮아졌다. 강남권 똘똘한 한 채는 웬만해선 공시가격 9억원이 넘어 종부세 대상이다. 1주택자 종부세율도 올해부터 과세표준에 따라 최고 0.7%포인트 오른다.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주택은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9·13대책에 따라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 아예 대출을 받지 못한다똘똘한 한 채의 주도로 지난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서울 주택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금융위기 후유증이 심각하던 2010년대 초반 수준으로 각종 지표가 악화했다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2380건으로 12월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1491) 이후 최저다. 8·2대책 후 똘똘한 한 채 거래가 급증했던 201712(8484)과 비교하면 70% 넘게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난주까지 10주 연속 내렸다. 10주 연속 하락세는 박근혜 정부가 대출 규제를 대폭 풀기 직전인 20144~6월 이후 처음이다. 연말연시 하락세 지속은 2012년 말 이후 없었다. 시장 심리도 차가워졌다. 지난해 12월 국토연구원의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04.912월 기준으로 2012(99.2) 이후 최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급격하게 돌아선 요즘 시장 분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못지않다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에 지금보다 더 큰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 3월 예정가격을 열람하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다. 이미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예정 공시가격 열람에서 나타났듯 아파트 공시가격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상승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시세 반영률을 고려해 올해 더 많이 올릴 것으로 보이는 고가 아파트가 주로 똘똘한 한 채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고 양도세 중과 등으로 시중 매물이 많지 않은 서울에서 주택 수요가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2019120일 중앙일보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