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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주담대금리…기준금리의 3배 폭등

 

 

 

 

2년간 기준금리 0.25%P 상승같은 기간 주담대는 0.72%P

대부분 장기인 주택대출금융채 5년물 금리와 연동돼 기준금리보다 가파르게 올라

추가 금리인상 앞두고 가계대출 부담 더 늘수도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준금리와 일반 소비자가 받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의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본격화한 금리 상승기를 맞아 금리 동향을 비교한 결과 기준금리는 찔끔 오른 반면 주담대·가계대출 금리는 그보다 3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2년간 한은이 내놓은 월별 금융기간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오른 반면 주담대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0.72%포인트,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0.69%포인트씩 뛰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최고 3배 가까이 더 오른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20166월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내려간 이후 18개월 만인 2017111.5%로 올랐다. 이 기간 주담대는 2.77%에서 출발해 기준금리 변동이 없던 그해 11월 이미 3%를 넘었고, 올해 5월에는 3.49%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준금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한은 기준금리가 대출 상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는 1년 이하 단기 시장금리의 지표 금리 역할을 한다""반면 가계대출은 보통 5년 이상 장기 금융채 금리와 연동돼 있는데 이 금리가 최근 많이 뛰면서 기준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담대는 만기가 길게는 30년에 달하는 대표적인 장기 대출이다. 은행들이 파는 고정금리 주담대는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상품인데 5년 동안 시중금리가 올라도 대출금리 조정이 안 되다 보니 은행들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고정금리 적용 기간과 똑같은 5년짜리 금융채 AAA등급을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 AAA등급 금리는 최근 2년 새 1.24%나 급등했다.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폭을 훌쩍 뛰어넘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이유다. 금융채 5년물 금리와 주담대 금리가 연동되는 현상은 2년 새 기준금리가 무려 다섯 번이나 올랐던 2010~2012년에도 똑같이 나타난다. 당시 금융채 AAA 5년물 금리는 201064.99%에서 2년 뒤 3.77%로 오히려 1.22%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주담대는 0.1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가 이 기간 총 1.25%포인트 뛰었지만 금융채 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담대 금리 오름폭을 제한한 것이다. 당시 정부가 급격히 오른 기준금리가 소비자 부담을 키울 것을 우려해 은행에 고정금리 상품 판매를 촉진한 데 따른 영향도 작용했다.

 

 

  금융채 5년물 같은 국내 장기 채권 금리는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 등 장기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경제 회복세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영향으로 지난 4월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돌파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반대로 한은 기준금리를 지표로 삼는 단기물 금리에 연동된다. 운전·시설자금 명목으로 이뤄지는 기업대출의 만기는 대부분 1년짜리다. 그러다 보니 주담대와는 달리 만기가 짧은 단기물 상품 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중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한 만큼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1일 단위로 움직이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금리 상승도 주춤하다. `규모의 경제` 영향도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호 대출 규모는 2~3억원이지만 중견기업은 건당 5~7억원, 그 이상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신용이 좋은 기업은 만기가 끝나고 대출을 연장할 때 은행별로 쟁탈전이 치열하다 보니 더 싼 금리를 내세운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출금리는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10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이 판매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47~4.67%로 전주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시장금리가 선반영되면서 한 번 고점을 찍고 난 뒤 안정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두 차례 더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2018711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