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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혀

꽃비 꽃비 박미산 그녀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을 때 물빛에 파닥이는 옛집을 보았네 우산을 쓴 푸른 저녁은 가만가만 노래하고 수만 개의 꽃잎이 수면을 더듬으며 강가로 내려오네 곧 돌아온다던 그녀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네 계곡을 끼고 절벽을 돌아 산을 넘네 꽃비 쏟아져 내리는 마당에서 합환화를 담는 그녀가 보이네 후두두 굵은 빗방울이 나를 깨우네 만천화우가 쏟아지는데 그녀에게서 한 걸음도 못 빠져나온 나는 꽃잎들이 밀리고 밀려서 서로 짓밟는 걸 보았네 그녀가 나를 건너는 방식이네 - 박미산 2006년 으로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 고려대, 디지털대 출강 서촌 필운대로에 문학카페 운영중. 봄이 익숙해 지는 시간, 더위가 급하게 따라온다. 그렇게 과도기 4월은 휙 지나가고 있다. 5월은.. 더보기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날아라, 수만 개의 눈으로 박미산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당신의 어깨 뒤로 태양이 뜰 때 목부용 꽃 앞에 가만히 떠 있네 연둣빛 숨결을 내쉬며 미로를 헤집던 가늘고 긴 부리 이슬 젖은 나뭇잎을 뚫고 세상의 폭포를 지나가네 공중비행하며 세상을 바라보네 결코 지면에 앉는 일이 없지, 나는 맨발로 하늘을 가르는 작은 벌새 온몸이 팽팽해지고 용기가 넘치네 두려움 모르는 나의 날갯짓에 검은 그늘 번뜩이는 매도 떠밀려가고 만다네 나는 지금 꽃의 나날 연분홍 봄을 보며 독도법을 익히리 비바람 천둥번개가 북적거리는데 배 밑에는 짙푸른 여름이 깔려 있네 천변만화의 계절을 갖기 위해 나는 꽃과 입 맞추는 자 꽃이 있다면 계절의 빰은 늘 환하네 - 박미산 2006년 으로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