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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12월이 다가는 월요일 아침에... 조금씩 눈발이 날리는 월요일 아침, 12월도 마지막 끝날로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조용한 연말 분위기. 계속 추웠던 날씨 탓일까? 어려운 경제 탓일까? 거리에 나가면 울려 퍼지고 있는 캐롤송에 나도 모르게 설레이고,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해야 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던, 분주함이 있었던 그 옛날이 문득 그립다. 넉넉치 않던 지갑을 재며, 크리스마스 산타가 되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생각에 내가 더 행복 했던 그 때... 카드를 만들고,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써서 우체통에 넣으며 내가 더 고마워 했던 마음.... 많이 부족했지만, 작은 기쁨에 감사하고 행복했던 아름다움이 있던 시절이었다. 다시금 즐거운 캐롤송으로 움츠린 사람들의 어깨를 펴 주면 어떨까? 잠시 어려움을 잊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 더보기
꽁초들의 이야기 꽁초들의 이야기 김 명 린 공원 벤치에 담배꽁초들이 오종종 모였다 풀물든 꽁초들이 담뱃값이라도 벌 수 있어 다행이라고 서로들 끄덕인다 건널목 건너던 샐러리맨 꽁초 남은 초록의 시간이 지루한 듯 옆 차선 지나가는 차들의 명암을 읽는 여유를 부린다 실연당한 꽁초들에게 우체통은 고민은 빨리 내게 맡기라고 얼굴 붉히며 눈총을 주고 저녁 회식 자리 재수 없는 상사가 따라 주는 소주를 마신 꽁초가 소주를 병째 들이키며 먹는 척 흉내만 내는 꽁초에게 야! 넌 물이나 먹어 술기운에 목청 높이다 재떨이에 피식 코 박고 꼬부라진다 방금 노래방 계단을 내려온 꽁초가 16살 핫팬츠 허벅지를 올려보며 윙크를 보낼 때 어둑어둑한 아파트 공사장을 나온 외국산 꽁초가 슈퍼 앞에서 말보루를 불러낸다 * 한낮에는 무더위가 느껴지는 초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