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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희 할머니 카톡~ 메시지를 누르자 외손주 사진이 뜬다. 14개월이 다 되어가는 태희. 녀석이 잡을 수 없는 3가지인 비누방울과 빛 그리고 그림자... 오늘도 그걸 잡아 보겠다고 노력중이었다 ㅎㅎ 녀석의 일상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은 요즘 우리의 큰 기쁨 중에 하나가 되었다. 아마도 모든 할머니들이 손주에게 느끼는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조금 큰 두상 때문에 빨리 걷지 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11개월에 걷기 시작해 기우로 만들더니, 얼마전 다녀간 아침엔 잠에서 깨어나 거실 한쪽 구석에 세워둔 달력 앞으로 가더니 한참동안 숫자를 들여다 보고있는 모습이 귀여워 얼른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녀석이 숫자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꼬까신을 신고 .. 더보기
흩어지는 머리카락을 걷어 올린다 가끔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는 일 이미 빛이 바래서 제모양을 유지하고 있지 않지만 그 속에서 작은 바람이 불어오고 잠시 흩어지는 머리카락을 걷어 올리는 여유를 만난다. 그 옛날부터 숙제처럼 삶을 고민해 왔지만 아직까지 정답은 없었다. 그저 내게 주어진 길을 어제도 그랬듯 오늘을 정성스레 걷고 있을 뿐... 열심히 살아왔고 살고 있는 지금 내 앞에 펼쳐져 있는 것들이 내 시간의 결과물이라는 통속적인 해답을 만들며 고독해 지려는 마음 잘 살았는지 잘못 살았는지 굳이 따지고 싶지 않지만 내가 얼마만큼 나로 살았는지 기억나지 않음이 봄날 아지랑이가 되어 어지럽힌다. 따스함이 깊어지는 햇볕 그 사이로 작은 바람이 불어온다 한잔의 차를 마주하고 흩어지는 머리카락을 걷어 올린다 - 봄이 시작되는 어느날 삼청동 카페에서.. 더보기
울진에서 만난 현수막 울진 거리에서 만난 현수막 훈훈한 미소와 함께​ 나도 모르게 카메라 줌으로 당겼다~~^^* 더보기
설야 설야(雪夜) 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 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초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이 뜰에 내리면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디찬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눈이 많이 내리는 금년 겨울, 잠시 책장 앞을 서성이다가 한편의 시를 적어 보았다. 1980년 쯤일까? 친구가 직접 만든 아름다운 시집을 선물로 받았었다. 어느새 하얗던 종이는 누렇게 색이 변해가고, 잉크 빛도 흐려지고 있다. 오늘 문득, 한자한자 적.. 더보기
북촌 골목길에서... 눈 온 아침 신경림 잘 잤느냐고 오늘따라 눈발이 차다고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거냐고 늙은 나무는 늙은 나무들끼리 버려진 사람들은 버려진 사람들끼리 기침을 하면서 눈을 털면서 북촌 정독 도서관 담벼락에서 만났던 시. 회색 무거움 속에서 반짝이는 빛을 만난것처럼 반가웠다. 그냥 흘러가듯 걸어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잠시 마음을 비우니 편안함마져 들었다. 작가 김학량이 이란 작업으로 정독 도서관 담장을 따라서 일곱군데 싯구를 새겼다고 한다. 누군가의 노력이 정체되어 있던 마음들에 기쁨이 되고 때로는 희망이 되어서 멀리멀리 퍼져 나가게 되는 것이리라. 계속 시를 따라 가는 길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돌아서니, 유관순을 비롯한 여러 벽화가 죽 골목길 담장으로 이어져 있어서 색다른 즐거움을 .. 더보기
4월 25일 아침에~ 새벽 운동을 마치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미세 먼지 때문에 쏟어져 들어오는 아침 공기가 반갑지만은 않았다. 봄이면 겪어야 하는 누런 먼지들의 공포...... TV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진도 해상의 세월호 실종자 수색 소식은 그 무엇보다도 무겁고 아프게 아침을 열게했다. 우리 모두가 기적을 바라며 노란 리본을 달았다. 작은 희망은 피어날 수 있을까? 기적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을 모아서 잠시 기도했다. 아침 해가 떠 올랐다. 안개와 미세 먼지를 뚫고 세상에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변함없이 펼쳐진 이 아침을 하루속히 아픈 모든이들이 밝은 빛으로 함께 만나기를...... * 어느새 4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던 '잔인한 4월'이라는 명칭이 2014년 4월을 두고 한말이 아닐까요.. 더보기
바다 바다 1981. 8. 5 구불 거리듯 달리듯 채 밀려 나가기도 전에 스러져간다 바람결에 하아얀 안개속에 피어나듯 꽃 피우며 줄지어 밀린다 빛의 환한 줄기에 파랗다 못해 진 초록이여 깊은 눈 속으로 더욱 더 깊이 잠재우는 연민이여 가슴에 다 못담을 그 푸르름에 한숨짓고 귀 가까이 오래 두고픈 속삭임이지 못함에 아쉬웁고 아롱이듯 끊임없는 몸짓에 나는 늘 가슴이 조이며 설레고 * 시원했던 바다는 어느새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자리를 잡고 있네요. 이젠 완연한 가을인것 같습니다. 시는 1981년 여름에 썼던 졸작이고~^^; 사진은 2013년 초여름 천리포 바닷가 입니다. 9월의 둘째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하얀 달 이른 아침에 만난 하얀 달... 눈부시게 불타는 여름의 하루를 열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세상...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넓은 하늘을 외로이 지키고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