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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부동산 공부하기

부동산 경기 짓누르면 안되는 3가지 이유보니…

 

 

 

[경기] 2~3년 후 수도권 아파트 공사 절반 감소

  과열된 부동산을 잡겠다며 정부가 칼을 빼들었지만 업계 관계자 및 시장 전문가들은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부동산 과열 현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감지되는 데다 건설경기가 우리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설픈 규제는 오히려 경기 급랭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경기가 이미 고점을 지나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는 각종 통계 및 연구자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매달 증가하던 건설투자가 9월 들어 4.7% 감소했다. 토목공사가 6.8%로 감소폭이 컸지만 건축도 3.7%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건설투자는 4% 증가했으며 8월 역시 건설투자는 3.2% 증가했다. 전년 대비 건축 인허가 면적 증감도 3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0월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7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259에서 매달 꾸준히 오르다가 975를 고점으로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굳이 지금 시점에 부동산 규제를 꺼내드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가에 대해 시장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는 어설픈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과도한 규제로 인한 경기급랭을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구두개입 이후 시장 상황이 바뀌고 있는데 굳이 지금 시점에 무리한 대책을 내놨다가 과열 진정 국면이 경기 급랭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에 치중된 경제구조도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견제하는 주요 근거다. 지난 9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실물경기의 건설투자 의존 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건설투자는 기준 올 2분기 전체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5%19934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2분기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민간 건설투자는 사상 처음 50조원을 돌파해 전체 투자 116조원 중 42%를 차지했다.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안 없이 건설·부동산 경기를 꺼뜨린다면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 대책은 고분양가를 낮추고 분양권 전매 등 투기거래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2년내 76만가구 쏟아져" 이미 관망모드

  2017~2018년 아파트 공급대란설이 퍼지면서 시장은 이미 관망 모드로 접어든 상태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향후 2년간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01737만가구, 201839만가구로 총 76만가구에 달한다. 올해 28만가구 공급에 이어 국토교통부의 중장기(2013~2022) 아파트 공급계획연평균 27만가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입주물량이 적었던 2012(18만가구)의 거의 두 배로 신규 공급이 많았던 2007(314000가구)2008(32만가구)보다도 약 13만가구가 많다. 반면 수요 측면에선 모두 부정적이다.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 이후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고용시장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지나 이미 후퇴기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방의 경우 후퇴기를 지나 수축 국면(후퇴기수축기)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경기2012년부터 수축 국면에 진입한 이후 2015년 초부터 서서히 회복기에 진입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 부동산이 확장기를 거쳐 2015년 중반에 정점을 기록하였으나 이후 서서히 둔화돼 현재 후퇴기에 진입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 가격 상승이 둔해지고 지방의 경우 거래량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2%로 전 주에 비해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방 주택거래량도 올 상반기 월평균 38000가구 수준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늘어난 부동산 시장의 공급과 비교해 가계의 부동산 수요가 미치지 못해 부동산 경기는 수축 국면으로 진행될 수 있다""구조조정 대상 산업이 밀집한 지방 쪽 부동산 시장은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가계자산 74% 부동산연쇄부실 우려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 가계부채가 질적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구입한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이 곧 자산가치 하락을 의미하고, 이는 바로 빚 상환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돼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 가계부채가 양적으로 증가하지만 역으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질적으로 악화될 위기에 놓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상승기에 구입한 집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이 경기 하락기에 부실화될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 가계는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구당 자산의 4분의 3가량은 집·토지 등에 몰려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한 가구가 갖고 있는 순자산 규모는 36152만원으로 조사됐는데, 건설·토지 등 부동산 자산이 지난해 가계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9%에 달했다. 이 비율은 201375.4%, 201474.6%를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여전히 부동산이 수익을 낼 확실한 투자처인 셈이다.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지면 가계부채에서 특히 집단대출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 집단대출 수요자들이 위험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이다. 수요자로서는 입주 시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 대규모 입주 거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시장 금리가 치솟는다면 집단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때 이자 부담이 치솟을 위험도 크다. 김진성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집값이 20~30% 빠지면서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등했다"고 말했다.(2016112일 매일경제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