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짜오기의 미소/사는 이야기

오늘 내리는 가을비... 노란 은행잎이 빗방울을 따라 떨어진다. 거리는 회색으로 가득 차 우물거리고, 그 속에 까만 우산을 받쳐 든 나는 초록 우산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후회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 어느새 가로엔 노란 은행잎들이 가득 자리한다. 물방울과 굳게 결속한 잎들은 바람에 일렁임이 없이 제자리다. 물끄러미 지켜보는 나도 제자리이고...... 이비와 바람이 그치면 가을은 끝이 날까? 겨울을 좋아했던, 바람 부는 날을 좋아했던 친구가 생각난다. 하얀 추억의 한 귀퉁이가 다가서고 있는 겨울을 따뜻하게 품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삶이 고단해도, 가끔 숨이 차올라도, 가슴속에 그린 아름다운 그림으로 오늘을 가고 있다. 더보기
가을별곡 달리는 차창으로 노란 가을 풍경화가 펼쳐졌다. 어떤 노력과 기술로도 흉내낼 수 없는 천연 수채화... 깊게 바라보는 눈가에 행복이 깜빡인다. 그렇게 가을은 왔었고, 지금, 가을은 다가고 있다. 창문을 열고 잠시 손을 내밀어 한줄기 바람을 손에 잡아본다. 접었다가 다시 핀, 텅 빈 손바닥에 동그라미같은 아련함이 피어 오른다. 봄,가을이 실종되고 있다고 아쉬워하던 우리들에게 평온하고 아름다운 가을날들이 길게 펼쳐지고 있는것이 얼마만이던가.... 그 계절 속에서, 내가 만난 두여인의 모습이 2011년의 가을의 감성을 마무리하게 하나보다. 그녀들의 한국 방문은 분명 내게 많은 애잔함을 남겼다. 긴 시간동안 이국땅에서 그녀들은 삶의 흔적들을 만들어 냈고, 한국에서 살았을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다시 만난 고국산천.. 더보기
출정가 출정가 이미 이 시험은 유희가 아니다... 진작도 나는 그렇게 말해왔지만 이제야 말로 이 시험은 내가 반드시 풀어야 할 삶의 과제이며 넘어야할 운명의 산맥이다. 내 정신을 학대하는 압제자이며 나를 가두는 벽이며. 이것을 극복하지 않고는 결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사슬이다. 지난날의 무모와 광기를 변명하기 위해, 그리고 앞날의 비참과 통한을 피하기 위해, 나는 반드시 이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내 영혼의 해방을 위해, 삐뚤어지지 않은 삶을 위해, 진정한 인식을 위해, 영원할 예술을 위해 이 거대한 장애물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시험은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서 되돌아갈 수 없는 미로이며 나는 도망칠 권리조차 없는 필사의 전사이다. - 이문열의 중에.. 더보기
세기의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 스티브 잡스 그는 결국 패밀리맨(Family man)이었다.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혁신의 아이콘’이자 이 시대 최고의 기업인으로 칭송받아온 애플의 공동 창업주 겸 전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이 직접적인 사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구촌 곳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잡스가 창조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그의 죽음을 알고 슬퍼했다. 압축파일과 같은 그의 짧은 삶이 우리에게 던진 교훈은 무엇일까? 1. 잡스의 ‘압축파일’ 56년 인생 잡스의 생모는 아버지의 반대로 시리아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홀로 그를 낳았고 폴과 클라라 부부에게 입양되어 자랐다. 그는 리드대를 입학한지 6개월만에 대학공부가 평범한 노동자인 양아버지가 힘들게 모은 돈을 몽땅 갖다 바칠 만큼.. 더보기
어느 직장인의 친구 이야기 - 좋은 일이 오면 나쁜 일이 오듯이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다. 나의 친한 친구 중 한명은 어릴 때 무척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70년대에 초중고를 다닌 세대들 대부분이 가난했지만 그 친구는 특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지근거리에서 그 친구의 삶을 지켜보고 있으며 지금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오늘 그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친구와 함께 자란 강원도 두메산골 탄광촌 내가 자란 곳은 강원도 두메산골 어느 탄광촌이다. 전성기 때 그곳은 인구가 7천명이 넘어 읍소재지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폐광이 되어 2천여명의 주민들이 남아있다. 광산경기가 좋을 때 흥청거리던 거리는 온데간데없고 적막감만 흐르는 빈 공간만이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폐광지역 활성화 대책에 일부 기대를 걸고 있지만 .. 더보기
강화 바다 텅빈 바다는 물이 모두 빠진 허허 벌판... 구름 사이로 석양이 아름다움이란 이름으로 선을 뿌린다. 긴 논둑을 한가로이 거니는 두 촌부... 겨울 끝에 선 강화 바다엔 평온함이 가득이다. 신선한 밤 공기가 휘휘, 뇌리 속 가득인 어지러움을 몰아 낸다. 일상의 일탈......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늑한 또다른 자유속으로 하룻 밤을 누인다. 더보기
폭설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그것도 대 폭설의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 추위로 얼어 붙었던 서울은 추위가 조금 풀리며 해가 쨍쨍이라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작년 이맘 때 쯤 서울, 경기 지역도 갑작스럽게 내린 밤샘 폭설로 도로가 막혀 지각 사태가 속출 했던 기억이 있다. 강릉 등 영동 지역엔100년만에 대설이 내려 철로와 도로가 순식간에 마비 되었다. 산속의 마을이 고립 됨은 물론, 비닐 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큰 농작물 피해가 생겼다. 부산 영남 내륙 지역도 갑작스런 폭설로, 도심은 엉킨 차들로 추돌 사고가 빈번 했으며 버스도 제 때 다닐수 없어서 대혼란을 겪었고 엉금엉금 차도 사람도 눈길에서 헤매이게 했다. 5분이면 통과하는 창원터널 2.3km를 통과 하는데 .. 더보기
아인슈타인의 여유 아인슈타인이 어느 저널리스트와 다리 부근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만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저널리스트는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가 없었다. 세계 최고인 물리학자의 귀한 시간을 빼았다는 자책감으로 진땀을 흘리며, 그는 아인스타인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뜻밖의 말로 그를 안심시켰다. "오, 걱정 말아요! 내가 할 일은 어디에나 있답니다." 아인슈타인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항상 자유로운 생각을 가졌는데, 그것은 특히 틀에 밖힌 사고를 좋아하지 않는, 이러한 그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에서... 살아 가면서 여유를 가지고 산다는 건,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인것 같다. 차분 할것 같다는 타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매사 급하게 빨리빨리를 외치며 서두르기가 다반사, 약.. 더보기
졸업식 이틀전 한 여자 고등학교의 졸업식을 다녀왔다. 꽃다발을 사들고 교정으로 들어서는 순간, 가슴 한켠이 뭉쿨해 지며, 양갈래 머리, 하얀 칼라, 검은 교복을 입고 졸업하던 때가 떠올랐다. 이젠 아련한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는 나의 졸업식... 세월이 흐르고 졸업의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연일 과도한 행동을 하는 졸업식장의 풍경들이 뉴스에 오르내리던 때, 내가 다녀온 학교의 졸업 풍경은 흥미로웠다. 졸업식 행사는 순서에 의해서 진행 되었고, 제일 끝 순서로 미션 스쿨이기도 했지만, '할렐루야'를 전체 합창으로 했는데, 졸업생들의 멋진 화음과 오케스트라의 하모니, 열정적인 지휘자 선생님... 정말 감동적이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학생들의 귓가에 오래동안 울려 퍼질것 같은 음율이, 살아가는 동안도 힘의 원동력으로.. 더보기
게리무어 사망 소식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 게리무어가 58세로 그 생을 마감 했다. 스페인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자다가 갑자기 사망 했다고...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그의 기타 연주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타 연주자'라는 존경과 찬사를 받아 왔다. 특히 우리나라 정서와는 잘 맞아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 칼 기 폭파 때도 위로의 연주를 했으며, 지난해 4월 내한 공연땐 천안함 희생자를 위해 '스틸 갓 더 블루스'를 연주해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좀더 오래도록 가까이에서 아름다운 연주를 함께 즐길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크지만, 그의 애절하고도 매혹적인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울림으로 기억 될 것이다. 세상 밖으로 별 하나는 떨어져 버렸다...... 그렇게 전설의 기타리스트는 전설 속으로 사라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