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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랑의 공부하기/경제 공부하기...

내년에는 빚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여라

 

 

 

  불과 나흘이 지나면 새해가 밝는다. 새로움과 희망으로 가득차야 할 새해가 반퇴세대에게는 밝지만은 않다. 내년에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혹독한 경제 퍼펙트스톰우리나라로 몰려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어떤 위기가 어떻게 닥칠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는 물론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을 비롯한 경제 환경이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퍼펙트스톰(perfecr storm)이 우리나라를 본격적으로 덮쳐오고 있다는 점이다. 퍼펙트스톰은 여러 개의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경제 분야에서 차용하면서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나와 경제가 동시에 위기에 빠지는 상황을 뜻하게 됐다. 경제비관론자여서 닥터 둠(doom파멸)’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가 20116월 처음 사용하면서 회자되기 시작됐는데 이제 한국이 그 폭풍우 앞에 서게 됐다. 

 

경제위기 한꺼번에 닥치는 퍼펙트스톰 몰려와

  가장 먼저 충격을 받게 될 부분은 부동산시장이다.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금리가 1%포인트만 오르면 이자 부담이 9조원이나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회에 보고한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3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를 고려해 미국이 내년에 3차례 걸쳐 금리를 올려도 최대한 버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내 시중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이미 오름세를 타고 있다. 그 충격은 바로 부동산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주물량이 23만 가구에 달했고 내년과 후년에 73만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3년간 100만 가구에 달한다. 20047월부터 재당첨 제한과 전매 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한껏 풀어놓은 결과다. 문제는 집값의 30~40%씩 융자를 받아 분양받은 가계가 많다는 점이다.

 

빚 얻어 아파트 샀다면 채무 슬림화 서둘러야

  이런 가계는 가계 운영의 초점을 빚 슬림화에 맞춰야 한다. 이미 대출금리가 뛰면서 3억원을 빌렸으면 월이자만 100만원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시중은행이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여파다. 문제는 딱히 수입이 늘지 않는다면 돌파구가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응급대처는 금리 인상 쓰나미를 피하기 위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다. 주로 10년 이상 최장 30년에 달하는 장기금리라면 당장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이나 도시생활형주택 같은 수익형부동산 역시 금리 쓰나미가 덮치고 있다. 시중금리가 오름에 따라 임대수익률과 은행이율의 격차가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오르려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방아쇠를 당긴 이후가 되겠지만 그 전이라도 대출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조금씩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이들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과잉까지 겹쳐 있다는 것도 문제다.

 

주택시장은 수요공급에 따라 양극화 진행될 듯

  무엇보다 금리가 오르면 현금이 넉넉한 이자생활자의 노후는 든든해지만, 빚이 많은 가계에는 위기가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은퇴 무렵에는 채무를 모두 상환해야 평균 30년에 걸친 노후를 여유있게 지낼 수 있다. 빚을 떠안고 있으면 고달파진다. 더구나 은퇴를 하기 전에도 빚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 과도하게 빚을 얻어 자산의 대부분이 주택 구입에 투입된 하우스푸어가 특히 위험하다. 이들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빚 상환에 쓰고 자녀 교육비에 쏟아붓고 있어 가정 경제가 늘 빠듯하다.

 

  그래서 인생 전체의 균형이 중요한 반퇴시대에는 가계의 재정 규모에 맞는 합리적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수록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으로 덩달아 빚을 얻어 주택 매입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무리한 투자는 결국 가계 살림 압박과 삶의 질 훼손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만다.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합리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금리가 올라도 인기 지역은 수요가 끊이지 않아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교통을 비롯한 생활 여건이 떨어지는 곳은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 주택은 주거 목적에서 접근해야 한다. 보유 자산 전체를 올인하는 것도 모자라 대출까지 활용해 투자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20161227일 중앙일보 기사 참조)